전기차 BYD 손잡은 삼성…중국전략 '윈윈'으로 대전환
삼성이 중국 시장 전략을 바꾸고 있다. 중국이 2025년까지 반도체, 배터리, 신소재 등에서 제조강국이 되겠다는 ‘중국제조 2025’ 계획을 추진함에 따라 현지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등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기업과 경쟁해 승부를 내기보다 상생을 통해 ‘윈윈(win-win)’하겠다는 전략 변화로 풀이된다.

▶본지 7월15일자 A1, 4면 참조

삼성전자는 “중국 전기자동차업체인 비야디(BYD)와 지분 투자를 협의 중이며 투자액, 지분 등은 최종 확정한 뒤 공개하겠다”고 15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약 5000억원(약 30억위안)을 BYD에 투자해 2%가량의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BYD는 지난해 6만1722대의 전기차를 팔아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로 떠오른 전기차 회사다.

삼성전자는 “지분 투자는 두 회사 간 전기차와 스마트폰 부품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삼성은 전기차용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SDI의 배터리 납품처 확보와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BYD에 센서 등 반도체를 공급했고, BYD는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메탈 케이스 등을 납품했다.

BYD는 전기차업체이면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삼성SDI를 맹추격 중인 회사이기도 하다. 삼성이 이런 경쟁사와 손을 잡은 것은 ‘중국제조 2025’ 계획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중국 기업에 대한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중국에서 자체적으로 사업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앞으로는 현지 기업과 합작·제휴하거나 국제표준을 공동 개발하는 등 상생 방안을 찾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은 BYD에 대한 투자뿐 아니라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에서도 중국 차이나스타 등과 제휴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김현석/노경목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