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피치, 국가신용등급 전격 하향

'휴브리스(자기과신 · 오만이라는 뜻의 그리스어)'에 대한 '네메시스(신의 복수)'라는 그리스 비극의 고전적인 테마가 현실에서 재연됐다.

경제 규모에 어울리지 않게 방만하게 공공 부문 지출을 늘리다가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이 전격적으로 하향 조정된 것이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8일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의 'A-'에서 'BBB+'로 한 단계 낮췄다.

그리스 신용등급이 A등급 이하로 떨어진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조치로 그리스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중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국가로 추락했다.

그리스는 올해 재정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2.7%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005년엔 5.5%였다.

또 국가 총부채는 올해 GDP 대비 112.6%,내년에는 124.9%,2011년에는 135.4%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EU 회원국의 재정적자(GDP 대비 3% 이내) 및 국가부채(GDP 대비 60% 이내) 기준보다 각각 4배,2배 이상 많은 것이다.

그리스가 이처럼 감당하지 못할 수준의 빚에 허덕이는 것은 2001년 유로존에 가입한 이래 공공 부문에 흥청망청 정부 돈을 써왔기 때문이다.

그리스 정부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공무원을 5만명이나 늘렸고 그나마 공공 부문 과잉인력에 대한 감독도 소홀히 했다.

김동욱 한국경제신문 기자 kimdw@hankyung.com

- 정부의 재정 건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그리스는 공공 부문의 방만한 운영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우리나라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