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에 몰린 미국의 자동차 공룡 제너럴 모터스(GM)가 위기 타개를 위해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갖춘 한국산 부품 구매를 확대하고 있다.

6일 코트라(KOTRA)에 따르면 5일(현지시각)부터 미국 미시간주 워렌시 GM 구매본부에서 보 앤더슨 GM 구매총괄그룹 부사장 등 바이어 200여명과 국내 39개 자동차 부품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열린 'GM-코리아 오토파츠 플라자 2009' 행사에서는 모두 250건의 수출 상담이 진행됐다.

이 행사는 2006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는 것으로, 지난해에는 49개 국내 부품업체가 참가해 3억2천만 달러 규모의 신규 수주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상담내역을 봤을 때 신규 수주규모가 4억 달러선에 이를 것으로 코트라는 분석하고 있다.

GM의 완성차에 한국산 부품 장착이 크게 늘어난 것은 위기 타개를 위해 부품의 글로벌 소싱을 크게 늘린 GM의 전략과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에의 진출을 늘리려는 국내 부품업체들의 도전이 맡물린 결과다.

실제 2002년 16개에 불과했던 국내의 GM 납품업체 수는 현재 200여개사로 급증했다.

특히 올해는 GM이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행사를 열지 않는 방안도 고려됐으나 위기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늘린다는 차원에서 개최됐다.

앞서 지난달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자동차부품 박람회에서도 자동차산업의 위기로 행사가 크게 축소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체들의 상담규모는 6억 달러에 달해 지난해(2억 달러)보다 3배 가량 늘어나는 등 미국 자동차업체들의 국산 부품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연 2천20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 자동차부품시장에서 한국산의 점유율은 2%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조환익 코트라 사장은 "아직 GM이 북미 자동차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과 자동차 산업이 에너지 절약, 친환경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빅3'의 구조조정 이후 국내 부품업체들의 미국시장 진출 가속화 기반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행사를 강행했다"고 설명했다.

행사장에서 보 앤더슨 GM 구매총괄그룹 부사장도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최근 3∼4년간 GM에 중요한 사업 파트너로 부상했다"며 GM의 위기극복에 한국 부품업체들의 역할이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코트라 측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