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1조원 한도로 판매를 시작한 후순위채권이 이틀 만에 4385억원어치가 팔렸다. 공모주 청약에선 티플랙스 일반청약 최종 경쟁률이 1200 대 1을 넘어섰다.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시중 자금이 고수익 상품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연 5.7% 이자를 지급하는 후순위채에 지난 14일 2940억원이 몰린 데 이어 15일에도 1445억원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작년 11월과 12월 각각 연 7.7%,7.3%의 금리로 판매한 후순위채는 마감일이 돼서야 판매가 완료됐다"며 "이번에는 판매 속도가 그때보다 두 배 이상 빨라 오는 20일께면 모두 팔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기관투자가보다 개인들이 후순위채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자 투자 기회를 노리던 시중자금이 본격적으로 고수익 상품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 은행의 PB(프라이빗뱅킹)센터 팀장도 "요즘 거액 자산가들이 사모펀드나 회사채 등 위험 상품에 대해 부쩍 많은 관심을 보인다"며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SC제일은행이 오는 21일 3000억원 한도로 발행하는 후순위채 역시 조기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SC제일은행 후순위채는 연 7.05%의 이자를 지급하는 만기 10년짜리 채권으로 5년 뒤 은행 측이 조기상환 선택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한편 공모주 청약에선 스테인리스 환봉 제품의 국내 시장점유율 1위(36.8%) 업체인 티플랙스의 일반청약 마지막 날인 이날 최종 경쟁률이 1246 대 1로 집계됐다. 지난 7일 공모를 마감한 에이테크솔루션(1496대 1)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 높은 경쟁률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주관한 이 공모에는 청약증거금 3961억원이 모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588억원과 당기순이익 35억원으로,1991년 법인으로 전환한 후 18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며 오는 23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강동균/강현우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