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악화로 5분기 연속 적자를 낸 하이닉스반도체가 연내 분기 단위 흑자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사진)은 26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 시황이 불투명해 구체적인 실적 개선 시기를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연내에 분기 단위 흑자를 달성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김 사장은 "올해 메모리 수요가 지난해보다 8% 줄어들 것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해 경영계획을 준비했다"며 "시황이나 실적 모든 측면에서 지난해 4분기가 바닥이었던 것 같고 하반기 이후 조금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실적 개선을 위해 프리미엄 제품 확대 카드를 내세웠다. 올해 모바일D램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두 배인 24%까지 끌어올려 2위인 일본 엘피다를 따라잡겠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이날 주총에서 권오철 대외협력실장(전무)을 유임시키고 박성욱 연구소장(부사장)을 새로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을 처리했다.

한편 ㈜LG 대표이사 중 한 명인 조준호 부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현 시점은 경쟁력 있는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해야할 시기"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LG 대표로 선임된 조 부사장이 공식 석상에서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부사장은 "현재 기업 실적이 일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대세가 반전됐다는 판단은 5~6월이 돼야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송형석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