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반포자이'의 일반 분양분에 당첨된 사람들이 아파트 등기가 계속 늦어짐에 따라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식 준공 절차를 밟지 못하고 임시사용승인 상태에서 입주가 시작된 탓에 집을 팔 수도 없고 주택담보 대출을 받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반포자이는 3410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로 조합원분을 제외한 599가구가 일반 분양돼 지난해 12월17일부터 입주에 들어갔다.

등기가 미뤄진 까닭은 조합과 시공사인 GS건설이 임대아파트(419가구) 건립비용 852억원을 서로 부담할 수 없다고 핑퐁게임을 벌이고 있어서다. 조합원들은 자신들의 아파트에 '자이'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며 시공사를 압박하고 있다. GS건설은 임대아파트 건립비용을 조합측과 정산하도록 돼 있다며 맞서는 상황이다.

어찌 됐든 일반 분양자만 손해를 보게 됐다. 반포자이에 입주한 이모씨는 "정식 준공을 받지 못하고 임시사용승인만 떨어져 내 집을 팔려고 해도 팔 수 없는 처지가 됐다"며 "조합원들이야 자기들 일이어서 이해하고 넘어가겠지만 일반 분양자들은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GS건설은 조만간 등기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정확한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다.

손해는 이뿐만 아니다. 아파트 담보대출에서도 불이익을 받고 있다. 국민 · SC제일은행 등은 반포자이가 정식 등기를 받지 못했다며 주택담보대출을 해주지 않고 있다. 대출을 해주는 은행들은 가산 금리를 높여 부르고 있다.

은행들에 따르면 반포자이의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 2.5~2.7%가 더해진다. 인근 서초래미안스위트의 가산금리가 연 2.1%인 점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차이다. 반포자이 계약자들은 "등기가 나지 않아 잔금의 90%만 내고 입주하도록 됐지만 대출을 해주는 은행들이 분양가의 100%를 납부해야 대출이 가능하다고 해 일부 잔금을 연기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반분양자들은 조합과 시공사들로부터 수억원대의 상품인 아파트를 구입한 고객이다. 조합과 시공사는 지역의 랜드마크라고 자랑하기보다는 고객의 입장에서 한발씩 양보하는 미덕을 발휘할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