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kang@goodmanager.co.kr > 음식물 쓰레기가 그렇게 사회문제화되고 있는데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음식점에 갈때마다, 특히 점심시간에 좀 격식을 갖추었다는 한정식집이나 일식집에 갈때마다 갖게 되는 의문이다. 음식점 주인들이 절반 이상 남아서 쓰레기로 버리는 현실을 모르지는 않을 텐데,왜 이런 습관이 없어지지 않는 것인지…. 반찬마다 따로따로 돈을 받으면 손님이 필요한 양만 주문할 것이고 따라서 음식물 쓰레기도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일본에서 근무하던 시절 한국 음식점에 들어가면 불고기 김치 깍두기 등을 각각 따로 주문해야 하는데 비싸기도 하지만 돈을 더 내는게 아까워 꼭 필요한 양이 아니면 주문을 안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에는 깍두기와 김치가 있을 경우 김치가 떨어지면 깍두기만으로 남은 밥을 충분히 먹을 수 있는데도 김치를 다시 주문한다. 어차피 공짜이기 때문일 것이다. 음식점 주인에게 일본의 사례를 설명하고 밥과 반찬 모두 품목에 따라 각각 돈을 받으면 어떻겠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러나 주인의 대답은 대단히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그랬다가는 손님 다 떨어질 걸요. 남길때 남기더라도 풍성하게 내놓지 않으면 인심 야박한 음식점이라고 손님이 오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손님의 요구 때문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음식물 쓰레기가 생기는 것은 음식점 탓이라기보다는 소비자인 손님의 탓이라는 말인가? 음식점 주도로는 이 한심한 습관을 고칠 수 없다는 말인가?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모든 손님이 남더라도 풍성하게 갖다 놓기만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에 분개하는 사람이 많은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음식점은 품목별 별도 요금제를 시도해 보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쓰레기를 줄이는 방안을 연구하고 소비자 단체 등은 우리 국민들의 식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캠페인이라도 벌여보면 어떨까? 하루 빨리 이 한심한 습관이 없어지기를 기원해 본다. 어느때는 종업원에게 돈은 다 줄 테니 내오려고 하는 양의 반만 가져오라고 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음식이 남지 않을 정도로만 가져오면 나갈 때 팁을 주겠다고 사정(?)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그들은 막무가내로 가져다 놓는다. 손님이 다 먹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알 바 아니라는 식이다. 왜 그리 많이 가져오느냐고 짜증을 내기라도 하면 같이 간 일행으로부터 먹다 남기면 되지 웬 시비냐고 핀잔을 받기도 한다. ----------------------------------------------------------------- [ 한경에세이 필진 3월1일부터 바뀝니다 ] 3~4월 집필은 김종훈 한미파슨스 대표(월), 양인모 삼성엔지니어링 사장(화), 조영철 CJ39쇼핑 사장(수), 최송목 한국교육미디어 대표이사(목), 강창희 굿모닝투신운용 대표이사(금), 정정태 티지코프 대표(토)가 맡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