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의 대주주인 미국 뉴브리지캐피털이 최근 하나은행에 제일은행 인수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따라 하나와 제일은행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 인수합병 논의가 깊숙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금융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제일은행의 지분 51%를 갖고 있는 대주주인 뉴브리지캐피털이 지분을 판 후 철수할 목적으로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에 인수 의사를 물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신한의 경우 지주회사 정비가 끝나지 않아 소극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하나은행은 적극 나서 합병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 또다른 관계자는 "최근 뉴브리지캐피털이 호리에 제일은행장을 전격 교체하고 직원들에 대한 명예퇴직을 실시해 군살빼기에 나선 것도 지분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하나(9월말현재 자산 51조원)이 제일은행(자산 27조원)이 합병하면 총자산이 78조원에 달하는 대형 은행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또 하나은행 입장에선 제일은행의 기존 영업망을 흡수하면 미래 수익기반으로 각광받고 있는 소매금융분야를 보강할 수 있는 등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이와관련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합병으로 규모를 키우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은 하나은행의 일관된 기본방침"이라며 "제일은행이든 서울은행이든 향후 수익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면 어떤 은행과도 합병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과 류시열 은행연합회장은 최근 잇따라 통합 국민은행의 출범이후 위기 의식을 느낀 시중은행들이 자발적인 합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금융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