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전날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달러/엔 환율이 슬금슬금 오름세를 보이자 이에 맞춰 매수세가 강화됐다. 국내외 증시 등의 주변여건은 그나마 양호한 상황을 유지하는 반면 엔화의 약세 진전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80원 오른 1,298.2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개장초 달러/엔 하향 안정화, 국내외 증시의 상승세 등을 보고 내림세를 보인 환율은 엔화 약세 전환과 결제수요 등으로 오름세로 돌아서며 이를 점차 강화했다. 달러/엔의 오름세가 매수세를 자극한 단초로 작용했다. 의외의 결제수요가 환율 오름세를 자극하고 있는 반면 네고물량은 그다지 없다. 환율 내림세를 예상해 달러매도초과(숏) 상태였던 참가자들이 서둘러 달러되사기(숏커버)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에 가세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어제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속에 복합적으로 여러 요인이 맞물리고 있다"며 "개장초 시장은 숏포지션이었으나 달러/엔의 추가 하락이 막히는 분위기가 연출되자 서둘러 숏커버와 결제수요의 유입이 환율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자세력이 계속 해서 들어오고 있어 이 상태가 유지되면 오후에도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면서도 "달러/엔이 결국 관건인데 오후 거래 범위는 1,295∼1,299원 범위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주식순매도분에 대한 역송금수요가 7,000만달러 가량 나온 것 같고 오후에도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달러/엔이 126엔을 시도할 것인지 현 수준에서 막히느냐에 따라 추격매수 여부가 결정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준율보다 높아진 수준에서도 네고보다 결제수요가 많은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엔 환율은 개장초 125.30엔대에서 오름세를 타면서 125.60엔대에서 흐름을 보이고 있다. 9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일본의 5월중 기계류 주문이 예상보다 적은 폭으로 감소해 닷새만에 하향세를 보이며 125.38엔에 마감했다. 또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G10 중앙은행 총재회담에서 달러 강세가 미국과 유럽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 달러 강세기조가 다소 약해져 125.30엔대에서 흐름을 보이다가 다시 반등, 차츰 레벨을 높였다. 취약한 일본 경제나 하반기 미국 경제의 반등을 고려하면 달러 강세는 당분간 지속되면서 126엔으로의 재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장초 떠돌았던 아르헨티나의 디폴트관련 루머는 일시적으로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돌았던 얘기로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사흘째 주식 순매도를 감행하고 있는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낮 12시 8분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90억원, 14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중이다. 지난 금요일 매도대금 1,122억원이 역송금수요로 등장했다. 환율은 전날보다 2.40원 낮은 1,294원에 출발했다. 달러/엔이 소폭 내려앉아 역외선물환(NDF)환율이 1,297/1,298원의 보합권내에서 마감된 것을 반영했다. 개장 직후 1,294.50원으로 낙폭을 줄였다가 되밀려 1,293.50원까지 저점을 내린 환율은 달러/엔의 수위를 보며 저가 매수, 외국인 주식순매도분 등이 가세해 낙폭을 점차 줄였다. 이후 환율은 11시 5분경 전날 마감가와 같은 수준을 찍은 것을 기점으로 오름세로 전환, 장 막판까지 상승기류를 타고 1,298.40원을 오전 고점으로 기록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