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직접투자는 일부 부정적 시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우리나라의 외환위기를 극복하는데 기여해 온 것이 사실이다. 외국자본의 국내진출과 전략적 제휴가 활성화되면서 우리 경제가 어느 정도 숨통을 틀 수 있었고 구조조정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외국인 직접투자의 감소는 눈여겨 볼 대목이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외국인 직접투자는 신고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20.2% 증가한 54억7천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지분매각분 29억6천만달러를 제외하면 오히려 전년 동기대비 44.8% 감소한 25억1천만달러에 그쳤다. 외국인투자 감소는 세계경기 둔화에 따라 국제자본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도 있지만,우리의 투자유인책이 그만큼 미흡함을 의미한다. 세계적 컨설팅기관인 AT커니가 최근 세계 1천대 기업 경영자를 대상으로 한 외국인투자매력 조사에서도 한국은 17위에 그친 반면 중국은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아직도 외국자본이 한국에 투자하여 기업활동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투자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해왔다. 다양한 분야에 걸쳐 외국인 투자관련 법·제도를 정비했으며,많은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여전히 한국투자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이는 기업규제,시장의 신뢰성,정부정책의 일관성,노사환경,국민정서 등 전반적인 기업환경면에서 한국이 얼마나 기업하기 좋은 나라인지를 되새겨 보게 한다. 한국에서 기업활동을 통해 원활하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신뢰와 확신을 외국인투자자에게 심어줄 수 있어야 안정적인 외자유치를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는가. 우선 경제환경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는 각종 기업규제 조치들에 대한 지속적인 정비를 통해 기업활동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높여 주어야 한다. 또 하위실무자까지 외국인투자자에 대한 원스톱서비스 정신에 입각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 한편 정보통신분야 등 우리가 보유한 강점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에 대한 숙지도를 높여야 한다. 노사환경의 개선 역시 시급하다. 대우차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는 GM이 수차례에 걸쳐 강조하고 있는 것이 바로 노사안정이다. 서울재팬클럽이나 AMCHAM 등 주한외국기업인들이 기업활동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지적하고 있는 문제 역시 '강성 노조와 경직적인 노동시장'이다. 노사안정을 통해 산업평화를 유지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국인 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국민정서를 해소하려는 노력도 절실하다. 영국은 외국투자기업에 공단부지 무료제공,고정비용의 일부 부담,세제혜택 등 다양한 유인책을 제시하고 있다. 더욱이 국민들은 자기 지역에 투자한 외국기업에 기꺼이 친밀감을 표시한다. 연방정부나 지방정부에 세금을 내고 해당지역의 고용을 창출해주는 기업이라면 더 이상 외국기업이 아니라 자국의 기업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이미 들어와 있는 외국인 투자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앞서 투자한 외국인투자가의 성패가 향후 진출을 고려하는 외국자본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글로벌 스탠더드와 기술까지 함께 갖고 들어오는 외국기업들이 우리의 관심과 배려속에 성공을 거둘 때 추후 외국인투자까지 증가하고 우리 기업들도 경영의 투명성과 기술력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선순환적 고리가 형성될 수 있다. 아울러 한국투자의 이점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해외IR를 보다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 세계 각국은 글로벌시대에 대응하여 해외자본 유치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 이는 토머스 L 프리드먼의 저서 '렉서스와 올리브나무1'에 기술된 문구에 잘 요약되어 있다. '인텔의 크레이그 바렛 회장에게는 매달 한번씩 전화를 걸어오는 세계 각국의 대사와 정치인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고 하는데 이들의 메시지는 모두 똑같았다.이곳에 오시지요.당신 공장과 함께 말입니다' ...............................................................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