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자금등 과도한 외화유입이 회복기에 있는 우리경제를 위협하는
최대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내에서는 외평채 발행 등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지만 어떤
정책이든 "시기의 묘"가 중요한 만큼 조속한 시일내에 정책방향을 분명히
하고 적극적인 대응책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입을 보면 주식부문만 하더라도 올들어 7일까지
45억달러가 밀려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 1년동안 유입된
52억달러에 육박하는 거대한 물량이다.

한국은행은 이달 중순이면 간단히 작년 실적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직접투자 자금 역시 올들어 실제 유입된 자금만도 12억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무역은 흑자기조가 흔들리고 자본수지는 대규모 흑자를 보이는 불안스런
구조가 뚜렷해지는 상황이라고도 하겠다.

정부가 과잉 달러 흡수에 나서는등 급한 불을 끄고 있다지만 1조3천억원의
외평채가 발행된 지난 6일 이후에도 원화가치는 아랑곳없는 강세기조를
계속하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 행태가 갈수록 단기화하고 있어 더욱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만일 일시에 우리 증시를 이탈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외환시장은 물론이고
주식시장과 금융시장 전반에 매우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인 만큼 철저한 핫머니
대책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당국으로서는 고민도 없지 않을 것이다.

쏟아져 들어오는 외화를 흡수하기 위해 외평채를 발행하게 되면 그만큼
금리가 올라가게 되고 그리 되면 경제활동이 다소 부진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수입이 60%선의 급증세를 보이는데서도 알 수 있듯이 내수경기가
과도하게 열기에 들떠있는 것이 사실이고 유가등 물가불안 요인이 상존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은 경제전반의 들뜬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다소는 냉정성을
회복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나가는 것도 순리라고 본다.

단기투기성 핫머니를 통제할 별다른 수단이 없고보면 외평채발행 등을 통한
달러흡수와 적정한 수준의 내수경기 진정을 통해 불균형으로 치닫고 있는
대외 교환가치를 적정선으로 돌려놓는 일은 매우 긴요한 과제라 하겠다.

특히 은행등 금융기관이나 대기업의 외자도입을 지나치게 독려하고 있는
것은 시기적으로 매우 잘못된 것일 수도 있어 유의할 대목이다.

외화는 상황에 따라 독약도 되고 양약도 된다 하겠지만 지금은 독이될 수도
있는 바로 그런 시기라는 점을 당국은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상황에 맞는 유연한 정책이 필요한 때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