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2000년 연도인식 오류(Y2K)는 끝나지 않았다(?)"

새천년을 맞아 아직까지 Y2K로 인한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미 정부는
"2월29일"에 경계의 눈초리를 늦추지 않고 있다.

백악관이 우려하는 것은 컴퓨터가 윤날인 이날을 인식하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점.

정부관리들은 컴퓨터시스템이 이날을 2월의 마지막 날이 아닌 3월1일로
인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많은 기업의 전산관리자들과 컴퓨터 전문가들도 컴퓨터의 윤년문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는데 동의하고 있다.

문제는 이를 완전히 해결하기 위해선 천문학적인 규모의 자금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

미 기업들이 지금까지 Y2K 버그 해결을 위해 쏟아부은 돈만 줄잡아 1천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가 한낱 "기우"에 불과한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1999년에서 해가 바뀌어 2000년으로 넘어 왔을때도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듯이 29일에도 심각한 기술적 장애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이들
의 진단이다.

이와 관련, 기가 인포메이션 그룹의 애널리스트 카짐 이스파하니는 "물론
윤년문제도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긴 하다. 그렇지만 시스템다운이나 크게는
대파괴를 야기할 만큼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설령 문제가 생기더라도 우리에겐 Y2K 문제로 단련된 많은
전문가들이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각 기업의 일부 기술자문역들은 올해가 기존의
윤년과 달리 4백년만에 한번 찾아오는 특별한 해인 만큼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정부 관리들은 그러나 Y2K 프로젝트로 일했던 많은 프로그래머들이 2000년
이 특별한 윤년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렸을 수도 있다는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물론 우리도 깜짝 놀랄만한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장애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백악관 Y2K 대책
회의의 잭 그리번 대변인은 말했다.

백악관은 만약의 돌발상황에 대비, Y2K 대책회의내 정보조정센터(ICC)를
28일부터 3월1일까지 항상 열어 두기로 했다.

여기에 약 75명의 연방 컴퓨터 전문가들을 포진시켜 미국 전역의 시스템
점검과 이상유무를 체크한다는 계획이다.

Y2K 컨설턴트인 피터 재거는 "그렇지만 문제가 생겨도 2~3일이면 곧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스파하니도 "대부분의 정보기술자들과 프로그래머들은 윤년문제에 대해
충분히 대비해 왔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낙관론자들이 근거로 내세우는 것중 하나는 99년9월9일 컴퓨터
문제가 일어날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많았지만 실제로 아무런 큰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 김재창 기자 char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