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석 전무 약력>

<>1946년 대구 출생
<>64년 경북대 사범대학 부속고
<>73년 영남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73년 한국전자(주) 입사
<>83년 생산기술부 부장
<>89년 생산기술연구소 소장
<>93년 TR사업부 사업부장(이사)
<>97년 생산기술센터장(상무)
<>99년 기술행정담당중역(전무)

----------------------------------------------------------------------

트랜지스터 전문업체인 한국전자는 생산기술이 우수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신제품 구상이 이루어지면 즉시 양산할 수 있는 공정기술과 설비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전자가 세계 트랜지스터 시장을 14% 점유하며 일본 롬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것도 이러한 기술력 덕분이다.

이 회사의 기술담당 중역은 서경석 전무.

서 전무는 회사 기술위원회 위원장으로 생산기술센터를 진두 지휘하고 있다.

또 종합연구소 등 회사내의 모든 기술연구 부서를 평가하는 일을 맡고 있다.

그의 공정하고 치밀한 업무덕분에 한국전자의 연구원들은 최근들어 많은
신기술과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통신용 배렉터(Varactor)를 국내 최초로 개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TV와 라디오의 튜너에 들어가는 이 제품은 요즘 국내외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그 뿐 아니다.

의료용 열상센서(12월), 1천6백V 1백암페어급 6팩 다이오드 모듈(6월),
9백MHz 무선전화용 SAW(5월), 로직 모직스(3월) 등도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

또 97년에는 음악교육전용 디지털 피아노를 세계 처음으로 개발, 음악계를
놀라게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지난 1980년의 일입니다. 당시 합작파트너인 일본
도시바로부터 자동화 기계를 들여왔는데 계속 운전을 해야하는 관계로 연구원
들이 분해해 볼 시간이 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직원들이 모두
휴가를 간 구정 연휴를 이용했습니다. 7명의 연구원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사흘간 완전분해한후 재조립했지요"

서 전무는 국내 전자산업 초창기에는 일본 제품을 분해 조립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익혀 국산화했다면서 당시의 어려웠던 상황을 소개했다.

일본 도시바와 합작한 한국전자는 합작초기부터 독자기술을 확보하기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독자 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R&D(연구개발)투자와 생산기술 부분에
역량을 집중했다.

현재의 생산기술센터는 25년전부터 설비 합리화팀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돼
왔다.

이러한 노력 결과 자동화 다이.와이어 본더를 국산화, 합작사인 도시바의
기술자들이 놀라기도 했다.

"1980년대초만 하더라도 금형에서부터 설비에 이르기까지 모두 수입에 의존
했습니다. 그래서 설비 국산화에 많은 투자를 했지요. 한때 일본의 장비
메이커들이 장비에 들어가는 부품은 물론 장비자체를 판매하기 꺼려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게 오히려 설비 개발의욕을 자극했지요"

한국전자는 생산기술 개발 노력으로 전 공정을 하나의 라인으로 일관화시킨
시스템을 3년전에 구축했다.

낮은 제조원가로 높은 품질의 제품을 대량 생산할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서 전무는 학력도 특출하지 않다.

대구 영남대 전기공학과 졸업이 최종학력이다.

해외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오는 최근의 연구원들에 비하면 사실 보잘 것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가 이끄는 기술진들이 첨단의 생산기술력을 자랑하는 것은 그의
탁월한 리더십과 근면성 덕분이라고 회사 관계자들은 전한다.

마른 수건도 다시 짜는 식의 끊임없는 연구와 공정 개선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날 한국전자의 기술력과 제품품질이 가능했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전자 연구원들은 서 전무를 축으로 "트랜지스터 세계 제1위 업체"를
달성하기 위해 힘쓰고있다.

< 박주병 기자 jbpar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