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지수의 신기록 행진과 맞물려 미국증시의 거품경보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주에도 미국증시는 지난주에도 기술관련 주식들이 주도하는 나스닥의
독무대였다.

다우존스와 S&P500 지수는 소폭 뒷걸음질 친 반면 나스닥지수는 2.83%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다우 지수는 0.54%, S&P 500 지수는 1.13% 하락했다.

나스닥의 승승장구를 이끈 종목들은 역시 인터넷관련 주식들이었다.

아메리카 온 라인(AOL)을 비롯해 아마존 야후 등 간판 인터넷 주식들이
지난주에도 거칠것 없는 상승가도를 질주했다.

이에따라 블룸버그사가 매주 산출해서 발표하는 주간 인터넷지수는 지난주
15%나 상승했다.

이는 지난 7월 첫째주 이후 최고치다.

야후 주가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가 S&P500지수에 편입시킨다고 발표한
지난 11월 30일 이후 열흘 남짓한 사이에 66%나 뛰어올랐다.

이처럼 인터넷 주식들이 신바람나는 상승탄력을 받고 있는 데는 연말연시를
맞아 호주머니가 두둑해진 미국인들이 온라인쇼핑 지출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몫 거들고 있다.

식을 줄 모르는 나스닥열기는 지난주에 주식을 공개한 몇몇 업체들의
기록적인 주가 상승에서도 거듭 확인됐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에 맞서는 컴퓨터운영 체계인 리눅스 관리회사인
VA리눅스 시스템즈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나스닥에 주식을 공개(IPO)한 첫날인 지난 9일 하루에 주가가
6백90%나 솟구치면서 IPO사상 최고 상승기록을 수립했다.

주당 30달러에 내놓은 주식이 2백39.25달러에 첫날 거래를 마친 것이다.

이어 10일에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경매회사인 프리마킷이 주당
42달러에 공개한 주식이 2백80달러에 폐장됐다.

IPO 첫날 여섯배 가까이 뛰어 오른 것이다.

이밖에도 같은 날 사이버마켓 관리회사인 E스피드가 주당 22달러에 IPO한
주식이 38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는 등 나스닥붐은 꼬리를 이었다.

월가에서는 인터넷 종목을 비롯한 나스닥주식들의 폭발적인 상승세가 조만간
하향 커브로 뒤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단기간 내에 주가가 너무 급등한 바람에 개인투자자들이 나스닥 주식
들을 매입하기에는 가격 부담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기관투자가들을 비롯한 나스닥주 보유자들이 해가 바뀌면 매도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당장은 연말 세금부담을 피하기 위해 주식을 그냥 갖고 있지만 회계연도가
바뀐 이후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집중적인 매도에 나설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미국증시의 전반적인 여건은 아직도 탄탄하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투자자들을 불안케 해온 인플레망령을 물리칠 만한 호재가 지난주에도
발표되는 등 증시 주변의 환경이 호조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상무부가 10일 발표한 11월중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대표적인 예다.

11월 PPI는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수준인 0.2% 상승에 그쳤다.

더욱이 평소 진폭이 큰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을 배제한 핵심지수(core rate)
는 전월 수준에 머물렀다.

0.1%상승을 점쳤던 전문가들의 예상을 오히려 밑돎으로써 물가불안에 대한
우려를 씻어냈다는 지적이다.

이에따라 당분간은 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이 없어진 것으로 분석되면
서 금리민감종목인 금융주식들이 주말급상승하기도 했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