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내건 은행의 단위형 금전신탁에 돈이 모여들고
있다.

한달동안 약 6조원의 시중자금이 들어왔다.

은행들은 설정된 펀드의 목표액이 속속 달성되면서 후속 상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펀드별 목표한도도 늘리고 있다.

지난4월 첫선을 보인 단위형신탁은 주가가 오르면서 안정형(주식편입비율
10%이내)보다는 성장형(주식편입 30%이내)쪽으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추세.

그러나 증시가 조정국면을 맞이하면서 앞으론 어떻게 될 지 아직 미지수다.

안정형인 조흥은행의 "블럭버스터 S"는 현재 1호(1천억원)를 다 팔고 2호를
판매중이다.

성장형인 "블럭버스터 G"(5백억원)는 1,2,3호까지 매진된 상태.

조흥은행은 설정한도를 2천억원으로 키운 "뉴 프레지던트"를 새로 내놨다.

신한은행은 안정형1호와 안정성장형1,2호를 다 판매한 후 성장형 상품에만
주력하고 있다.

성장형의 경우 골드프라미스 1,2,3호에 이어 판매한도를 2천억원으로 늘린
점프시리즈를 선보였다.

점프1호는 매진됐고 현재 2호를 판매중이다.

하나은행의 경우도 1천억원 한도의 성장형 상품인 기쁨나무 안정성장형을
5호까지 다 팔고 3천억원으로 한도를 높인 "바다속 큰고래"를 판매중이다.

은행별로 1호 상품의 한달간 운용실적을 보면 신한은행이 가장 성적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위형 금전신탁의 만기는 1년이고 싯가 평가로 인해 기준가격이 매일
달라지기 때문에 한달간의 기준가격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상품에 돈을 맡긴 고객은 한달간 기준가격을 통해 현재 돈을
얼마나 벌고 있는지, 또 1년간 얼마의 수익을 낼 수 있는지를 추산해볼 수
있다.

신한은행의 성장형 1호 기준가격은 운용 한달째인 지난12일 현재 1천50.49원
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설정당시 기준가격인 1천원보다 50.49원 올랐다는 얘기다.

누적수익률로 따지면 한달동안 5.05%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신한은행은 "금리가 다소 오를 것으로 보고 CP(기업어음) 신MMF등 단기자산
위주로 운용하고 있다"며 "주식은 우량대형주 위주로 편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다음으로 실적이 좋은 곳은 외환은행과 제일은행.

성장형상품의 기준가격이 각각 1천38.91원, 1천38.73원을 나타냈다.

안정형의 경우 외환은행의 기준가격이 1천14.72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조흥 한미 평화 기업은행의 성장형 상품보다 나은 것이다.

안정성장형 중에선 신한은행이 1천21.43원을 기록한 반면 한미은행은
9백99.81원으로 설정당시 기준가격(1천원)을 밑돌았다.

한미은행은 최근들어 채권값이 크게 떨어진 탓(금리상승)에 기준가격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기준가격이 1천원 밑이라는 것은 원금을 까먹고 있다는 의미다.

기준가격은 은행들이 주식 채권 등 보유자산의 가치를 장부가와 비교 평가해
매일 산출한다.

종전 신탁상품의 경우 연8%짜리 채권을 편입했으면 만기까지 연8%로
간주했지만 단위형 금전신탁은 연8%가 연10%로 오르면 그만큼 손해를 본
것으로 계산한다.

이 상품은 이처럼 완전 실적배당이기 때문에 위험도가 높지만 동시에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박성완 기자 ps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