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출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하고 있는 기업들의 전략과 아이디어는
가지가지다.

어떤 기업은 특공대를 투입한다.

일단 바이어를 물었다하면 놓치지 않는 불독식 고객서비스로 바이어들을
감동시키면서 시장을 확대해나가는 기업도 있다.

어떤 기업은 불황기를 감내하면서 이를 수출확대의 계기로 연결한다.

해외지사망을 1백% 활용함으로써 대성공을 거둔 곳도 있다.

IMF(국제통화기금) 경제난국을 헤쳐가는 수출기업들의 비결을 살펴본다.

<> "람보"를 투입하라 =영화속 람보가 LG산전의 해외시장개척 특공대로
되살아났다.

"LG판 람보"의 임무는 포로구출이 아니라 해외 미개척 시장에 홀로 침투해
상품 판로를 개척하는 것.

LG는 지난 2월 파견지역 사정에 밝고, 어학에 능통한 20~30대의 젊고
건강한 "람보" 20명을 중국 인도 아프리카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 23개국에
파견했다.

이들은 대부분 혼자서,일부 지역은 3인이 한조가 돼 움직이고 있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까지 현지에 체류하면서 시장조사, 판매망
확보는 물론 수주까지 책임진다.

"LG판 람보"가 이 지역에 안겨줘야 할 상품은 총알과 수류탄 대신
엘리베이터와 전력기기.

이를 위해 그들은 도전정신과 노트북 한대로 무장하고 용감하게 미개척
시장으로 뛰어들었다.

지난상반기중 미개척지역에 대한 전력기기 수출은 "람보"의 활약에 힘입어
전년동기보다 약 30%가량 늘어났다고 LG측은 밝히고 있다.

<> 멀리 보고 준비하라 =엘리베이터나 전력기기처럼 비교적 작은 상품은
람보가 처리할 수 있지만 선박같은 큰 물건을 팔기위해서는 좀더 멀리 보는
안목과 전략이 필요하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다른 조선소와 마찬가지로 대형상선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좀더 고부가선종쪽으로 무게중심을 돌리기위해 신경쓰고 있다.

90년대 초반부터 아직 국내업계에는 생소한 원유시추선박 시장에 관심을
두고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80년대 오일쇼크 이후 해상을 중심으로 원유시추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관련선박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주목한 것.

척당 가격이 2억~3억달러를 호가하는 드릴십은 최대의 고부가선종에 속하는
LNG선(2억2천만달러정도)보다도 비싸고, 30만t짜리 초대형유조선(VLCC)
3~4척 가격과 맞먹기 때문에 바짝 구미가 당겼다.

삼성은 드릴십 등 원유시추선박을 건조하기 위해 선박과 플랜트사업을
과감하게 복합화했다.

거제조선소와 창원공장으로 나뉘어 있던 조선과 플랜트 사업을 거제조선소로
통합, 두 사업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했다.

96년부터 원유시추 관련선박의 발주가 본격화되자 삼성 거제조선소는 특히
드릴십 시장에서 96년이후부터 현재까지 발주된 드릴십 12척중 7척을
장악하는 등 발군의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 불황기때 전략을 세워라 =92~93년 철강시장 불황기를 거치면서
포항제철은 안정적 수출기반을 확보하는데 골몰했다.

국내판매중심의 정책을 고수해온 포철이었지만 재고가 쌓이기 시작하자
대책이 필요했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난공불락이라는 일본시장 공략.

포철은 현지투자에 착수했다.

일본 오사카에 철강재 하역.보관.운송회사인 후지우라물류센터를 설립한 것.

이를 통해 제때에 자재를 공급받아야 하는 현지 자동차.전자업체의 입맛을
맞춰줬다.

연간 80만t의 철강재를 처리하면서 체선으로 인한 기회손실을 최소화했다.

내륙운송비를 줄여 수출경쟁력도 높였다.

94년에는 규슈지역에 가공.판매센터인 포스메탈을 합작설립해 현지 1백20개
수요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들 현지법인은 강재를 판형으로 잘라 소비업체에 직접 공급해 고객도
확보하고 수익성도 높이고 있다.

95년부터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요즘처럼 내수가 어려워 포철이 감산까지 단행하게 되자 일본에서 판매
확대와 수익성제고에 한팔 거들고 있는 이들 현지법인의 성가가 더욱
돋보이고 있다.

<> "한번 바이어는 영원한 바이어"로 =컨테이너 하부방청도료 등 산업용
윤활유를 생산하고 있는 (주)한국하우톤은 바이어 관리에 사운을 걸다시피해
우뚝 일어선 케이스.

고객이 경쟁사를 찾지 않도록 고객서비스에 전력을 기울였다.

일반소비재가 아닌 산업재여서 수출판매후 철저하게 기술서비스를 강화,
일관되고 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94년 중국시장이 황금시장으로 부상하자 곧바로 상하이지사를 세우고
20여명의 현지인을 고용해 철저한 맨투맨 기술서비스요원 교육을 시켰다.

고객밀착 서비스를 위한 준비운동인 셈인데 무려 50만달러를 썼다.

문제 해결사로 교육받은 이들 현지인은 타사제품에 바이어들이 눈길을
주지 않도록 최일선에서 시장을 지켜냈다.

그해 1천1백만달러어치를 수출한 이 회사는 해마다 40% 가까이 수출을
늘려가고 있다.

<> 수출세포조직을 네트워크화하라 =(주)대우의 철강금속사업본부내
금속2부는 남자직원 13명, 여직원 7명으로 이뤄져 있는 자그마한 조직이다.

그렇지만 IMF(국제통화기금)사태가 터지자 올해 수출목표를 종전보다
3천만달러 많은 2억달러로 잡았다.

건자재품목의 수출경쟁력이 회복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사람당 1천만달러(1백30억원정도)어치를 해외에 팔아야 한다는 계산.

관건은 수출세포조직인 해외지사망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우선 철근수출을 알아보기위해 쿠웨이트와 두바이 등 중동지사,
로스앤젤레스 뉴저지 등 미국지사,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지사, 에티오피아
필리핀 등 해외지사로부터 철근 수출가능가격을 타진했다.

국내에서는 전기로과의 조직을 활용해 철근메이커들로부터 내수가격을
짚어봤다.

메이커들과 함께 시장을 일찍 선점한다는 차원에서 철근 수출가격을
결정했다.

이로써 상반기중 17만t(3천9백만달러어치)의 철근을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STS제품의 수출을 위해 소량주문에 따른 직원교육에 특히 신경썼다.

담당자별, 품목별, 지역별로 상세한 목표를 줬다.

메이커들과 관계를 강화, 공동으로 마케팅을 펼쳤다.

해외지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해외수요자동향을 면밀히 분석했다.

이로써 지난 상반기중 STS제품 4천5백만달러어치를 수출했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65%가 증가한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