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한국 남자들이 여자들을 보는 시각과 태도에 대해 논문을 한편
쓰고 싶다.

그만큼 특이하다는 이야기다.

하긴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키운 것이 여자들이니 할 말이 없기는
하다.

한국에서는 유교의 남존여비 사상과 남자는 대를 잇는다는 생각에서
전통적으로 남자를 귀중하게 여기고 여자들을 천대해왔다.

씨받이로 쓰거나 아기를 낳는 땅으로 일컬어지고 남자는 하늘이었다.

서부 영화에서처럼 여자를 보물 대하듯 하거나 서양의 여성을 존중하는
태도까지는 기대하지 않아도, 우리나라에서는 여자가 어떤 이유로도 귀한
존재가 되어 본적이 없다.

서양에서는 여자아이는 부엌에 들어가 손을 더럽히지 못하게 하고,
남자아이가 주로 어머니의 설거지를 하는 걸 보았다.

나 또한 설거지를 시키려고 아들이 키가 싱크대까지 자라기만을 기다린
사람이다.

여성의 일자리와 영역이 넓어지고 있고, 남과 여의 동등권이 실제로
보장되는 사회가 오고, 여성이 정치와 경영에도 영역을 확대하게 되는
사회가 오면 부패가 적어질 것이다.

남녀공학에는 불량학생이 적다.

남녀가 같이 있게 되면 서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게 되고 공부를 못하면
부끄럽기 때문에 공부에 좀 더 열성을 보이게 된다.

한국 사회가 남성이 전부인 동종의 사회였기 때문에 수치심을 모르고
부패하고 학벌과 인맥위주의 사회가 되었다.

여성들이 정치나 사회에 많이 참여하는 경우 남성들은 이질적인 동료를
경계하고, 치부를 드러내게 될까봐 부정을 억제하고, 결과적으로 사회가
조금씩 정화될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요직에서 크게 부정을 저지른 여성은 별로 없었다.

여성들이 남성의 적이 아니라 서로 격려하고 고무시키는 역할을 맡고
여성의 사회참여는 사회를 정화해 주는 청정제로 작용할수 있음을 선진국의
경우에서 많이 본다.

여성을 장관이나 정치인으로 많이 기용하면 세상이 달라질 것이다.

적어도 부패 정도가 남성보다 훨씬 약하다는 것은 선진국 정치에서도
이미 증명된 바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