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5년 4월이후 상승행진을 이어온 달러화의 "강세기류"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좀처럼 회복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일본경제에 회생의 빛이
뚜렷해지면서 엔화가 지난해보다는 다소 오를 가능성이 높다.

올해 환율수준을 결정할 양대축은 <>일본의 무역흑자 추이와 <>미.일
금리차다.

우선 무역흑자부터 보자.

일본의 무역흑자는 지난해 11월들어 상승세로 반전됐다.

2년만에 처음이었다.

특히 일본의 대미무역흑자는 무려 31.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엔고시절에 체질개선을 추진한 일본기업들의 노력도 있었겠지만 달러고가
큰 요인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1월 통계가 일본의 무역흑자 상승세를 알려주는 신호탄
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한달동안의 반짝 경기에 그친다는 얘기다.

올초까지는 일본의 무역흑자 감소가 대세를 이루리라고 전문가들은 분석
한다.

그러나 문제는 내년 하반기다.

내년 하반기께부터는 일본의 무역흑자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
이 많다.

특히 1백15엔을 넘는 환율이 계속된다면 올해 일본 무역흑자는 상승커브를
그릴 공산이 크다.

"엔.달러 환율이 1백15엔대에 머문다면 일본 무역흑자는 확대될수 밖에
없다"(일본 BZW증권의 이코노미스트 오쿠다 야스시).

이렇게 되면 제아무리 강한 달러를 신봉하는 미국경제정책 결정자들이라도
달러가치의 "하향"을 유도할수 밖에 없다.

그러나 증시활황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달러고가 필수적이다.

달러가치가 높아야 돈이 미국으로 몰리고, 그래야 투자자금이 뉴욕증시로
계속 흘러들기 때문이다.

실제 "미 증시로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여 증시를 부양한다"는게 달러고정책
을 고수해온 미국 금융당국의 논리다.

전반적으로 달러조정이 소폭하향에 그칠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음은 금리동향.

현재 재할인율은 미국이 5%, 일본이 0.5%다.

미국은 올해도 인플레이션 없는 안정적 경제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여
급격한 금리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난 95년 9월부터 사상초유의 초저금리시대에 들어선 일본.

비정상적인 금리인 만큼 정부로서는 경제회복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신호만
보이면 언제라도 올리고 싶은 심정이다.

일본 금리가 오르면 미.일 금리차가 줄어들면서 엔화 강세요인으로 작용
한다.

그러나 빠른 시일안에 일본이 금리를 올릴수 있을지 회의를 갖는 전문가들이
많다.

무엇보다도 일본 경제가 지지부진하다.

더욱이 올 4월부터 소비세가 5%로 2%포인트 오른다.

물가불안 요인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취약한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상황에서 돈줄까지 풀수
없는 노릇이다.

일본경제 비관론자들은 "올해는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스미토모신탁)
이라고 단언한다.

낙관론자들까지도 "최소한 상반기까지는 금리인상 불가"로 관측한다.

미국쪽에도 변수는 있다.

균형예산안이다.

클린턴 2기 행정부와 의회를 재장악한 공화당은 올해부터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살림살이 줄이기" 협상에 본격 착수한다.

긴축예산은 디플레이션 요인이다.

이때 금리인하는 디플레이션 예방책으로 안성맞춤이다.

내년중 미국 금리인하 가능성을 예고하는 전문들의 논리가 여기에 있다.

일본 금리인상-미국 금리인하는 양국간 금리차를 줄인다.

그만큼 달러에 대한 투자매력이 없어진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올해 엔.달러 환율은 어느정도 수준일까.

"미.일 양국의 생각이 일치하는 달러.엔 환율수준은 1백8~1백15엔정도"
(우에노 야스나리 후지증권 이코노미스트)라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침체된 경제를 끌어올리기 위해 엔저를 희망하는 일본측이나 증시부양을
위해 달러고를 표방하는 미국측이나 모두 1백15엔 이상의 환율은 원하지
않는다.

달러당 1백15엔 이상의 환율에서는 일본기업들도 미국측으로부터 수입하는
자본재값이 덩달아 뛰는 바람에 원가상승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측도 증시만 떠받치자고 무작정 달러고정책만 폈다가는 미국제품의
수출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도있다.

지금도 미국 수출업자들은 "1백10엔대 이상의 달러고는 곤란하다"는 입장
이다.

따라서 올해 엔.달러 환율은 양국의 수출경쟁력이 균형을 이루면서 미국
증시를 해치지 않을 1백10엔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 노혜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