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 800선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15일 21.91포인트나 떨어져 93년12월이후 31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종합주가지수는 어제 <><>포인트가 또 떨어져 간신히 <><>선을
지켰다.

주식투자자들을 더욱 우울하게 하는 것은 앞으로 당분간 주가회복이
어려우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는 사실이다.

만성적인 주식수급불균형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데다 경기하강세도
계속되고 있으며 이렇다할 호재나 주도종목마저 없는 상태에서 주가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개인투자자는 물론 기관투자가나 증시당국마저 증시를 떠받칠
여유가 없고 운신의 폭이 극히 제한돼 있어 얽힌 매듭을 풀기가 쉽지않을것
같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증시부양책을 예기할 상황도 아니며 바람직하지도
않은 실정이다.

남은 길은 수급불균형을 가능한한 축소시키기 위해 노력하면서 경기회복
및 투자심리호전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리고 이과정에서 증시관계자들은 각자의 이해관계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장래를 내다보고 조금씩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주식수급상황을 보면 이번달에만 만기가 되는 신용물량만 6,000억원선에
육박하는데다 한국통신주식의 대규모 매각이 임박했다는 소문때문에
공급초과현상이 시장을 압도하는 형세가 두드러진다.

더구나 증권당국에서 31개종목이나 되는 중소형주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작전이라고 불리는 불공정거래행위의 혐의를 조사하겠다는 소식으로
투자심리가 매우 위축돼있다.

이밖에고 시중실세금리인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12%에 육박하는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총통화증가율이 16.5%에 달해 하반기에
통화환수가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금리상승세가 지속되리라는 전망도
가세하고 있다.

특히 걱정스러운 점은 최근 증시제도개선안대로 기업공개와 주식상장
가격이 자율적으로 결정되면 증권금융에서 취급하는 공모주청약예금이
크게 줄어 한국, 국민, 대한등 3개 투신사의 자금사정이 크게 악화되라라는
예상이다.

현재 투신3사의 차입금중 공모주청약예금을 통한 차입비중이 1/3을 넘고
특히 조달금리가 6%에 불과해 금융비용 부담을 상당히 덜어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판국에 아무 대책없이 금융비용부담이 커진다면 증시의 안전판역할을
해야할 투신사가 오히려 증시불안을 부채질하는 악역을 떠맡기 십상이다.

이처럼 악재와 불안요인이 쌓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조금만 시야를 멀리 보면 OECD가입이후 금리하락은 피할수 없는 추세이며
실물경기도 내년부터는 회복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특히 달러당 110엔을 넘는 엔저현상이 올해안에 완화된다.

면 6~7개월이 시차를 두고 우리수출이 회복될 수도 있다.

다만 주식수급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공기업민형화때 연기금을
이용한다든지, 주식액면가분할을 허용한다든지, 외국인 주식투자한도를
적절한 시기에 확대하는등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는데 하물며직접 금융창구인 증시를 포기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