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사용이 보편화하였다.

사무실은 물론 웬만한 가정에서도 교육용이거나 실무용으로 거의 컴퓨터를
구비하고 있다.

정보화시대를 추구하는 사회적 욕구에 부응한다는 면에서 바람직한 현상
이다.

따라서 이제는 국민 누구나 컴퓨터를 쉽게 구입할 수 있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사회환경이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 아직도 컴퓨터를 구입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그것은 다름아니라 가격 때문이다.

일반 소비자들은 컴퓨터의 적정가격을 모르고 있다.

부르는 것이 값이라면 좀 지나친 말이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런
느낌을 받는다.

지난 10월14일 믿을만한 대그룹 전자제품대리점에서 친지의 소개로
소비자가격 280만원하는 펜티엄급 컴퓨터를 240만원에 구입하기로 하고
계약금 16만원을 지불하고 컴퓨터를 인도받았다.

잔금은 연말에 지불하기로 약정했다.

그때만해도 40만원을 깎아주어 잘 샀다고 생각했으며 대리점 주인 말로는
이윤이 10만원은 된다고 하여 서로 부담없이 거래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그후 한달여만인 11월22일 내가 컴퓨터를 산 그 대리점 쇼윈도에
특별할인행사라는 이름으로 30.9% 할인판매한다는 안내문이 나붙었다.

내가 산 컴퓨터(8250PMW286L)가 73만7,000원이나 할인판매되고 있었다.

대리점에 항의하였으나 본사방침이라는 대답외에는 다른 설명이 없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아무리 가격파괴시대라지만 수백만원씩 하는 고가의
컴퓨터를 3분의 1이나 깜짝 할인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그동안 무지한 소비자를 상대로 엄청난 폭리를 취해오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동네가게 점포정리하는 것도 아니고 재고품 몽땅세일하는 것도 아닐진대
수십만원씩 잠깐동안 특별할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원가절감 요인이 생겨 가격을 낮추는 것이라면 몰라도 싸구려 소비제품
바겐세일하듯 느닷없이 특판행사를 벌인다면 정상가격으로 구입한
소비자들은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다.

상거래의 공정성이나 회사의 신뢰성면에서도 바람직한 처사가 아니다.

컴퓨터를 직접 쓰고 있는 우리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다.

컴퓨터 사용이 대중화하는 이 시점에 컴퓨터 가격 정찰제를 도입하는 것이
시급하다.

컴퓨터 제조회사와 정부당국의 심도있는 검토를 바란다.

김기행 <울산시 삼산동 현대아파트>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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