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본방송이 시작된지 한달이 지나도록 광고영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각 프로그램공급업체(PP)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합TV뉴스(YTN)등 몇 개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PP사들이 3월 한달간 각각
2~3개 광고주로부터 1억원이하의 광고물량밖에 수주하지 못했다.

그나마 채널Q 센츄리TV 다솜방송 평화방송TV등 4월말까지 광고를 무료로
내보내는 PP사에조차 광고가 붙지않아 무료광고도 제대로 내보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3월 본방송 시작부터 광고료 유가를 선언했던 PP사들도 유가광고만으로
는 광고시간대를 채우기에 턱없이 부족하자 일부 광고주에게 다음달부터
유가로 전환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무가광고도 내보내고 있다.

유가원칙의 PP사들이 일부 광고주에게는 무가로 비밀거래를 시행하자 돈을
주고 광고를 맡겼던 몇몇 광고주들이 광고계약을 해약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먼저 광고를 내보낸후 후 나중에 광고료를 요구하거나 PP사가 직접 제작비
를 들여 광고를 제작해 방송하겠다는 PP사도 나오고 있다.

광고시간대가 1백% 팔렸을때 한 PP사의 한달간 광고수입은 19억~23억원선.

PP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일일 평균방송시간을 13시간, 30초당 평균단가를
30만~40만원, 시간당 광고시간을 8분(종합유선방송국에 할당된 광고시간
2분 제외)으로 계산했을때 나오는 금액이다.

그러나 실제 3월 한달간 광고영업 실적은 가장 장사를 잘 했다는 YTN이
3억~6억원선.

뮤직네트워크와 M21이 1억원선, 현대방송이 6천여만원, GTV가 5천여만원선
이다.

YTN을 제외하고는 1백% 광고시간대 판매액의 2.5~5%에 불과한 물량이다.

현재 각 PP사들은 남는 광고시간을 채우기 위해 2~3개 광고주들의 광고를
재방 또는 3방 시간에 보너스라는 형식을 빌어 무료로 내보내고 있으며
PP사의 계열그룹이나 주주회사의 광고로 광고시간을 땜질하고 있는 상황
이다.

PP사들은 이처럼 광고가 붙지않는 이유를 전송망공사가 부진해 케이블TV를
시청할수 있는 가구가 얼마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공보처에 따르면 3월말 현재 케이블TV를 시청하는 가구수는 대략 23만가구.

전송망 설비를 완전히 갖추고 케이블TV에 가입해서 시청하고 있는 가구수가
10만가구, 케이블TV전송망이 아닌 중계유선 선로를 통해 시청하는 가구가
13만가구다.

PP사나 종합유선방송국(SO)등 유선방송업계가 밝히는 사업수지를 위한
최소한의 유료 가입가구수는 30만가구.

이것은 최소한의 숫자고 제대로 광고영업을 하려면 60만가구는 가입해야
한다는게 업계의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는 가입가구가 늘어나 광고가 증가해서 상황이 호전된다해도
케이블TV 광고시간대를 다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7월 제일기획의 Q채널이 30대 광고주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0대 광고주는 전파매체 광고 예산의 약8%를 케이블TV에 소비하겠다
고 밝혔다.

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케이블TV광고 시장이 TV와 라디오 광고시장의
8%라고 하면 올해 케이블TV 광고시장은 1천90억원이다.

지난해 방송광고시장 1조1천8백50억원(한국방송광고공사 자료)에 올해
성장율 15%를 더한 1조3천6백27억원의 8%로 계산했을때의 결과다.

1천90억원을 20개 PP사에 골고루 나눌 경우 한 PP사가 얻는 광고수입은
연간 54억원선.

광고시간대 전체가 팔렸을때(연간 2백40억원 정도)를 기준해 22.5% 수준에
불과하다.

결국 조속한 가입가구수의 확산도 중요하지만 광고주의 마음을 움직일만한
케이블TV만의 메리트와 공중파방송과 차별화된 새로운 광고주를 개발하지
않는다면 PP사의 광고환경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