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세계적인 석유회사인 미쓰비시석유가 한국에 진출했다.

부산의 윤활유전문생산업체인 미창석유와 합작,한국의 석유류시장에
발을 들여 놓은것이다.

한발앞선 기술과 자본력을 갖춘 미쓰비시가 합작선인 미창과 손잡고
한국시장에서 회오리 바람을 몰고 올것인가에 벌써부터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재흥 미창석유 사장(43)을 만나 이번 합작의 배경과 앞으로의
사업계획등을 들어봤다.

-미쓰비시석유의 한국진출에 국내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일본 미쓰비시석유와의 합작을 보다 나은 제품을 생산하고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밑거름으로 삼을 계획입니다.

아직 발표할 단계는 아니지만 국내관련업계로는 최초로 시행할 사업계획
을 현재 마련중에 있습니다"

-지난12일 부산 본사에서 야마다 기쿠오 일본 미쓰비시석유회장과
유상증자를 통한 합작계약을 맺었다. 미쓰비시가 미창을 파트너로
선택한 까닭은.

"미쓰비시는 기술제휴선입니다. 지난 86년1월30일 미쓰비시석유와 제휴,
상표를 공동 사용하고 원료유를 공급받아 왔습니다.

미쓰비시측과 상호 수출입 무역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미쓰비시쪽에서 오래전부터 자본참여를 희망해 왔었지요.

최근들어 엔고로 인한 부담이 가중되자 미쓰비시가 보다더 적극적으로
나왔습니다. 미창도 유상증자로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합작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이번에 증권감독원의 승인을 받아 합작이 성사된것은 양측의 이같은
노력에 힘입은 것입니다"

-합작의 구체적인 내용은.

"미쓰비시는 미창의 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미창과 합작을 했습니다.
자본참여는 할증유상을 통한 제3자배정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국내에서
이 방식이 적용되기는 이번이 3번째입니다.

미쓰비시측은 전체주식의 9.9 9%인 11만1천주를 주당 2만6천5백원에
인수키로 했습니다. 인수금액은 총 29억4천만원으로 프리미엄이 30%에
이르렀습니다.

그만큼 유리한 조건으로 미쓰비시측을 끌어들였다는 얘기도 됩니다.
양사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져 건실한 성장기틀을 다졌다는 의미도
담겨져 있습니다"

-합작으로 인한 향후 전망은.

"우선 미쓰비시석유와 손익거래를 증가시켜 매출을 증대시킬수 있습니다.
양사간의 활발한 무역거래가 예상되며 윤활유첨가제의 미쓰비시에
대한 수출을 더욱 확대할 계획입니다.

양사가 공동으로 제3국 윤활유사업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며 일차적으로
태국 미쓰비시현지법인을 통해 현지시장에 미창에서 생산된 윤활유
제품을 수출할 예정입니다.

미쓰비시의 가세로 인한 신용도의 제고로 국제화에 전기가 마련됐다고
봅니다"

-자체 사업투자계획은.

"1백20만달러를 투자해 인도네시아 화공기계 제작업체 "까랑마스웅굴사"
와 합작으로 연산 1만4천t규모의 절연유및 고무배합유공장을 건설할
계획입니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전력사정이 좋지않아 26개의 발전소를 건설중이어서
절연유시장의 잠재력은 상당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곳을 동남아진출을 위한 전진기지로 적극 활용한다는 복안입니다"

-울산에 신규 공장을 건설중이라는데.

"부산공장은 도시계획으로 인해 이전이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지난 89년
부터 울산으로 이전을 추진해 왔습니다. 늦어도 3~4년이내에 이전이
완료될 것입니다.

울산에는 현재 생산능력의 2배인 연산 34만 규모를 갖추게 됩니다. 규모
면에서 경쟁력이 크게 높아지게 되는 것이지요.

울산공장건설에는 약3백억원이 투자되며 윤활유 절연유공장을 비롯
유조선 접안전용부두시설과 산업폐기물 소각시설등이 들어설 예정이며
현재 1백억원이 투자된 상태입니다.

나머지 2백억원은 올해안에 1백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자체자금
1백억원으로 조달할 계획입니다. 당분간 울산공장 건설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윤활유제품의 내수및 수출현황은.

"현대 기아 대우자동차에 윤활유를 납품중입니다. 현대중공업 현대정공
등에 소비재보다는 원자재로 납품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등 동남아지역에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합작을 계기로 윤활유 제품은 미쓰비시 브랜드로 수출하고 그외
특수유는 자가 브랜드인 "미창"으로 수출키로 했습니다"

-업계의 전반적인 상황은.

"자동차대수 증가로 성장잠재력은 무한합니다. 그러나 신규참여업체들이
대폭 늘어나면서 치열한 경쟁으로 기존업체들의 매출이 정체상태에
있습니다.

한마디로 과당경쟁때문이죠. 그러나 미창은 끊임없는 재투자로 국내
시장에서 12%의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한우물만 파온 덕택이지요.

확실한 고정거래선을 갖고 있어 경기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않게 된
것이지요. 또한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2년전부터 솔벤트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에따라 업계전반의 어려움속에서도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15%
증가한 5백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영방침과 소신은.

"전문경영인으로 미창을 세계적인 윤활유 전문회사로 키우는 것이
꿈입니다.

이를위해 이익금의 상당부분을 지속적으로 재투자할 예정입니다. 직원
해외연수등 교육분야 투자도 게을리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86년말 필수시설인 감압증류탑을 설치 완공했을때 그 성취감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 적이 있습니다. 계속 그때 그 기분으로 경영에 매진
하겠습니다"

< 부산=김문권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