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란 중병이든 경증이든 심신이 모두 쇠약한 상태에 있다. 그는 죽음의
공포속에 시달리고 있으며 육체적인 고통에서 한시 바삐 벗어나 건강을
되찾기를 간절히 희구한다. 그러나 환자란 흔히 의학의 비전문가이므로
모든것을 전문가인 의사에게 맡기지않을수없다. 여기에 환자의 불안은
증폭된다.

병을 누가 고치느냐는 명제에 대해서 고래부터 여러가지 견해가 있었다.
A 파레처럼 "우리는 붕대만 감아줄뿐 신이 병을 낫게 한다"고 사람의
생명력 자체를 중시하는 입장이 있는가 하면 L 세네카같이 "병을 고치려고
하는 사람은 벌써 반은 나았다"고 환자의 투병의지를 높이 평가하는 의견도
있다. 또 의사가 환자의 병을 고친다해도 약물치료나 수술보다는 "아픈
사람에게 가장 좋은 약은 의사의 사랑"이라는 W 휘트먼같이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근래 병원에 가면 3시간 기다려야 3분간의 진찰을 받을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를 "3.3현상"이라고 부르면서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병원측의 입장에서 보면 의료보험제도가 확대된뒤 몰려드는
환자들 때문에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할수있다. 특히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별로 할 일없는 고령자들이 병원으로 자주 찾아와 의료진은
한층 환자에 시달리고 시간에 쫓기게 된다. 그런 상황아래 의료진이
환자에게 친절해질수 있을까. 반면에 환자로서는 병상을 자세히
설명할수도 없고 진찰결과나 앞으로의 치료계획을 알수없어 불안과 불만이
축적될 뿐이다.

연세의료원에서는 "환자권리장전"의 선포식을 가졌다 한다. 우리에게
낯선 "환자권리장전"이란 한마디로 그간 의료진과 환자사이에 있었던
우열적관계를 개선하고 의료진의 편의를 위주로 한 병원운영을
환자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것으로 현대판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라고나
할까. 특히 내용중에 환자는 자신의 질병 치료계획및 예후에대한
설명,의료행위의 시행여부를 선택할 권리,그리고 진료비내 내용을 알
권리등은 획기적인 일이라 할수있다. 또 이권리는 그간 유야무야 되기쉽던
의료사고의 예방책도 될것 같다. 하루속히 전국적으로 확산되길 바란다.

다만 의료진에 대한 현실적 여건의 개선이 없으면 "의료진권리장전"의
제정 움직임이 있지않을까 걱정된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