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부천에 있는 동아금형(대표 김홍열.46)은 페트(PET)병 금형분
야에서 국내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페트병은 콜라 주스 샴푸 린스 생수 식용유 간장등을 담는 용기로 얇고
투명한게 특징인데 연간 국내에서 6억개정도가 소요된다. 이중 70%가
이회사금형으로 가공생산되고있다. 지난해 45억원의 국내시장중 30억원을
차지했다.

동아금형은 지난82년 창업,88년까지 국내에서 유일하게 페트병금형을
공급했었다. 지금은 국내시장의 30%정도가 오미공작소등 4개업체에서
공급되거나 수입품으로 대체되고있다.

90년엔 캐나다 허스크사,프랑스 지델사,일본 닛세이사등 이분야 세계적인
기업과 어깨를 견주며 2백만달러의 첫수출실적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1천5백만달러상당의 페트병생산설비를 턴키베이스로
수출하면서 자사금형 4억원어치를 내보내는등 수출역군으로서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김홍열사장이 생소한 금형분야에 뛰어든 것은 수입품을 국산화하겠다는
의욕에서였다. 창업시부터 줄곧 이분야를 고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초창기에는 주위의 비웃음도 많았다. 시장도 제대로 형성돼있지 않았고
그나마 전량 수입돼오던 것을 어떻게 만들어 팔수있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남과 같이 해서는 남보다 앞설수 없다"는 신념으로 이같은
반응을 일축했다. 이후 10년동안 신제품개발에의 도전이 계속됐다.

페트병가공시에는 일반플라스틱사출금형과 다른 특이한 금형을 필요로
한다. 이른바 인젝션(injection)과 블로(blow)금형. 페트수지를 소재로
인젝션금형에 의해 1차형상물을 찍어내고 이를 일정열과 압력을 가해 부는
방식으로 제품이 나온다. 이를 위해선 서로 다른 두벌의 금형이 필요하다.
금형간의 완벽한 조화가 그만큼 중요하다. 이같은 원리를 적용,이회사는
그동안 15개의 신제품을 개발했다.

88년 일반사출기로도 페트용기를 생산할수 있는 금형을 개발,주위를
놀라게 했다. 91년에는 온도에 따라 색상이 바뀌는 매직컵금형을 생산해
8억원어치를 멕시코로 수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고속 대량가공이 가능한 2단계 프리폼(preform)인젝션금형을
국산화,94년까지 30억원의 수입대체효과를 올리게됐다.

프리폼 인젝션금형은 고정밀기술을 요하는 것으로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이밖에도 이회사는 수요업체에서 원하는 어떠한 페트용기도 제작.공급할수
있는 설비와 노하우를 갖추고있다. 15건의 신제품을 속속 개발하며 쌓아온
회사의 기술이 이를 가능케한다.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의 금형을 싸고 빠르게 공급해온게 회사성장의
밑거름이 됐습니다"김사장은 시장석권의 무기로 가격과 납기를 꼽는다.

이를 위해선 과감한 설비투자가 뒤따라야했다. CNC밀링머신
그라인딩머신등 제조설비와 페트병가공기계등 시험설비를 과감히 도입했다.
각종 테스트장비를 도입하는데만 10억원을 투입했다.

다품종 소량체제를 구축하고 납기를 단축할 목적으로 지난88년
CAD.CAM(컴퓨터에 의한 설계.제작)시스템을 갖췄다.

그렇다고 회사성장이 순탄한것만은 아니었다. 국내생산기반이 취약한
관계로 수요업체가 이의 사용을 망설였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김사장의
뚝심있는 판매전략이 이를 해결했다.

대금지불은 제품성능이 확인된 후에 하도록하고 막무가내로 제품을
수요처로 실어날랐다. 그러지않고는 한벌의 금형도 팔수없었다고 한다.
이렇게 한업체씩 공략해 동양나이론 두산유리 삼양사 선경 두례산업
삼광유리등 국내 굴지의 페트병생산업체를 고객으로 끌어들일수 있었다.

"페트병금형을 하나씩 국산화하는게 돈버는것보다 흥미가 있었습니다"
하루에 개발투자관련 비용이 2백만원이상 지출돼도 사업에 자신있다는게
김사장의 설명이다.

전북 옥구출신으로 이리공고 졸업후 군복무를 마치자마자 쌀 한말을 메고
무작정상경했다. 이후 대한전선 신화등에서 근무하며
이분야관련기초지식을 쌓고 82년 동아금형을 창업하게 된것이다. 부인이
건네준 2백30만원으로 중고기계를 한대 구입하고 가게를 얻었다. 84년
1백평규모의 공장으로 이전하며 페트병금형에만 전념,오늘의 동아금형을
키웠다.

89년 부천에 연건평 9백평규모의 공장을 마련했고 91년 품질관리
1등급업체로 지정되기도 했다. 지난11월20일에는 품질관리대회에서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김사장은 앞으로 페트금형뿐 아니라 페트병가공기계까지 생산할 목적으로
별도 연구팀을 구성하고 있다.

쌀한말이 전재산이었으니 개발투자에 모든재산을 쏟아부어도 밑질게
없다는게 배짱있는 김사장의 경영관이다.

<이익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