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최완수특파원]미국 캐나다 멕시코등 3개국대통령간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한 가조인식이 7일(현지시간)텍사스주 샌
안토니오에서 베풀어진다. 그러나 이협정이 최종적으로 확정되기에는 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상당수의 민주당의원들이 노동 환경문제를 들어 반대를 표시하고 있는데다
민주당대통령후보인 클린턴 역시 이문제에 관한 추가협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클린턴은 지난 4일 노스캐롤나이나주립대학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이협정의 재협상에는 반대한다고 밝히고 그러나 이협정으로 피해를 입는
노동자및 농민들을 도울수 있는 국내법의 제정과 환경및 노동자의
안전문제에 관한 추가협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협정자체는
지지하지만 협정이 안고있는 문제점이 해결돼야한다는 조건을 붙여 종전의
조건부지지입장을 되풀이했다.

클린턴은 또 국내산업에 피해를 주는 수입상품의 범람에 광범위한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전면적인 재협상은 아니더라도 부분적인
추가협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동안 부시로부터 북미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입장표명압력을 꾸준히
받아온 클린턴으로서는 원칙적으로 협정에 대한 지지입장을 밝힘으로써
자유무역옹호자들의 의견을 일면 수용하고 이협정에 반대하는 노조및
환경주의자들의 입장도 수용하는 방식으로 정치적인 딜레마를 벗어났다고
볼수있다.

클린턴은 미노동자들의 숙련도와 경쟁력을 향상시킬수 있는 프로그램이
보완되지 않으면 멕시코와의 협정은 미국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미노동자들의 보호장치마련이 협정체결의 전제조건임을 분명히 했다.

사실 부시가 서둘러 가조인식을 가지려는 의도는 이협정이 미국에
수출증가와 고용창출을 가져온다는 종래의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클린턴에 대해 입장표명압력을 가함으로써 클린턴을 궁지에 몰아넣으려는데
있었다.

자유무역을 옹호하고 있다고 주장해온 클린턴이 협정에 반대할 경우
보호무역주의자로 몰아붙일수가 있고 또 찬성할 경우에는 노조의 지지를
잃어버릴 가능성이 있어 선거전략상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클린턴이 가조인식에 앞서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이협정에 대한
조건부지지입장을 천명한 것도 부시의 이같은 선거전략에 말려들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클린턴의 이번 입장표명은 게파트등
민주당의원들과의 협의를 거쳐 나왔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입장으로도
해석할수 있다.

클린턴의 발언이 나오자 칼라 힐스 미무역대표부 대표는 즉각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노동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멕시코와 합동위원회가
구성됐고 환경문제를 다룰 3국간의 합동위원회도 조만간 구성될 것이라고
지적,추가적인 협상은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수입이 증가해서 피해를
입는 산업이 나올 경우에는 관세를 높일수 있는 제도적장치가 이미 합의한
협정내용에 마련돼있다고 지적,새로운 협상은 필요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클린턴이 당선될 경우에는 부시와의 정책차별을 보이기 위해
새로운 추가협상을 시도할 것이란 지적이다.

이렇게 될 경우 멕시코와 캐나다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고 있어 협정이
정식 서명되기까지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시가 재선될 경우에도 난관이 적은 것은 아니다. 부시가 재선되면
12월중이나 내년1월중 정식서명하게 되겠지만 서명한 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국내법을 입법화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더구나 11월선거에서 미의회가 또 다시 민주당지배로 들어갈 경우
민주당이 노동자및 환경보호에 대한 규정강화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행정부와 심한 마찰을 보일것으로 예상되고있다.

더구나 클린턴이 당선될 경우 추가협상과정에서 시일이 오래걸려 패스트
트랙 시한인 내년 5월말까지 협정안과 이행법안을 의회에 송부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 패스트 트랙의 연장여부를 또 다시 결정해야하는 불투명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