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자동화(FA)의 물결을 타고 산업로보트가 제조업현장에 처음 등장했을
무렵 미국과 일본은 전혀 상반되는 반응을 보였다. 불경기에 접어들면
맨먼저 인사정리부터 시작하는 미국의 기업 상황에서 보면 로보트군단은
단연 위협적인 존재였던듯. 몇몇 노동조합이 로보트의 취업을 극력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반해 일본의 노동자들은 로보트형제들의 등장을 처음부터
대환영했다. 세칭 3D(dangerous,dirty,difficult)를 떠맡아줄 원군으로
본것이다.

산업로보트를 가족의 구성원으로 끌어들인 일본의 기업들이 올여름철의
휴가를 이용 "기업 성선설"의 회복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경단연 일경연등
일본의 경제단체들이 하계세미나등을 통해 "기업의 본성은 선천적으로
선하다"며 맹자의 성선설에 초점을 맞추어 "자기혁신"과 "변혁의 시대"에
대비한 전열정비를 다질 예정. 이 운동의 밑바닥에는 기업의 불공정한
거래,부정대출,이윤의 은닉,공해확산,탈세등 반사회적작태에 대한 매서운
자기반성이 깔려있다. 무절제한 기업활동으로 사회각층에 배금사상이 짙게
깔려있고 빈번한 모델 변경으로 불필요한 낭비를 조장해왔다는 지적도
곁들여 있다. 일본경영인들은 2차대전직후의 폐허속에서 세계의 기적을
이룩한 배경에는 기업에 대한 국민의 강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란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다. 신뢰회복이야말로 강한 기업의 원동력이란게
그들이 찾아낸 결론이었기에 기업성선설 회복운동에 전력을 쏟아야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은 누구나 이세상에 태어날때 2개의 자루를 차고 태어난다는것. 그중
하나는 자기반성용,다른하나는 자기변호나 책임전가용이라한다. 그런데
자기반성용자루는 등쪽에,책임전가용자루는 앞가슴에 차고다녀 누구나가
눈에 잘 띄는 앞자루만을 애용,걸핏하면 남탓하기 일쑤다. 자기반성에
앞서 책임전가나 자기변호에 급급하기 쉽다는 뜻이다. 등쪽에 매달려있는
자기반성용자루는 용도마저 잊게 마련이다. 최소한 열흘에 한번쯤은
이자루도 앞가슴쪽으로 끌어당겨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할것같다.
개인뿐만 아니라 우리의 기업들도 새겨봐야할 이야기다. 그래야만
일본기업들이 벌이고 있는 기업 성선설의 회복기미가 우리쪽기업으로도
옮겨올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