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난 및 실물경기 부진으로 맥을 못추던 증시가 10월장세를
겨냥한 매수세가 차츰 불어나며 한동안 지속됐던 조정국면을 탈피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주식시장은 추석직후 월말자금수요에다 한국은행과 시중은행의
추석자금 환수가 겹쳐 시중자금난이 극도로 악화된 가운데 주중반까지만
해도 부진한 거래속에 주가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나 주말을 앞두고 현재의 주가가 바닥권이라는 인식이 차츰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되살아나 한때 종합주가지수 6백80선 아래로
밀렸던 주가가 연이틀 상승, 주말인 28일에는 6백90선을 회복했다.
한동안 거래량이 1천만주 안팎에 불과한 거래부진 속에 주가도 미미한
오르내림을 지속하는 조정장세를 보인 것이 10월을 앞둔 투자자들에게는
모든 악재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낙관의 근거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증시전문가들도 그간의 조정장세에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았던 것은 많은 투자자들이 연말배당과 증시개방을 앞두고
한번쯤 활황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기대, 섣불리 매도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지난 82년 이후 최고치인 연 19.8%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던 실세금리도 월말자금수요가 마무리되는
10월부터 하향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향후 장세를 낙관하는
분위기로 이끌고 있다.
무역수지적자 1백억달러 돌파 등 실물경기의 부진이 여전히 장세를
짓누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간의 조정장세에서 악재로 이미 상당부분
반영됐기 때문에 더이상 주가의 추가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앞으로 주가가 오를 것을 기대하고 증권사로부터 돈을 끌어다
주식을산 신용융자규모가 지난 26일 현재 1조8천9백11억원으로 고객예탁금
1조8천2백96억원을 웃돌고 있는 실정이어서 향후 장세를 섣불리 낙관하기는
힘들다.
또한 고금리추세가 진정되더라도 기업들의 자금난은 당분간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상승장세가 도래하더라도 상장기업의
부도설이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증시주변여건 및 증시내적환경을 염두에 둘 때 향후 장세는
본격적인 활황장세라기 보다는 완만한 상승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주말인 29일 증시는 자동차를 비롯한 대형제조주와 금융주에
매수세가 쏠리면서 주가가 이틀째 올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6.53포인트 상승한 6백91.74를 기록했다.
1천1백9만7천주가 거래돼 주말장임에도 전날에 이어 활발한 거래를
보인 가운데 상한가 16개를 포함 3백84개 종목이 오른 반면 내린 종목은
하한가 28개 등 2백32개였고 보합은 1백79개 종목이었다.
최근 약세장에서도 상승폭이 컸던 단자주와 종이, 어업 등이 소폭
내렸으나 자동차, 조립금속 등 제조업과 증권업 등은 큰 폭으로 올랐고
나머지 대부분의 업종도 오름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