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제조업체는 전반적인 경영여건의 악화로 매출액 신장세가
지난 79년이후 11년만에 가장 저조했으며 수익성도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 지난해 2천1백13개사 표본조사 ***
특히 수출업체는 매출액이 전혀 증가하지 않아 80년대들어 최악의
경영상태를 보였으며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매출액 신장세가 더욱
부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제조업체의 재무구조는 영업실적의 부진에도 불구, 자산
재평가 차액의 자본전입 등에 따른 자본금의 대폭 증가에 힘입어 상당히
개선됐다.
9일 한국은행이 연간 매출액 4억원이상인 제조업 등 9개 산업의
1만5천4백75개 업체중 2천1백13개사 (제조업체 1천5백86개)를 표본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89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의 총매출액은
1백18조1천9백40억원으로 전년의 1백10조4천5백30억원보다 7.0% 증가
하는데 그쳤다.
이같은 매출액 신장률은 전년의 15.8%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으로 한은이
표본조사방식에 따라 기업경영분석을 실시하기 시작한 지난 79년 (30.5%)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 판매부진/인건비 상승에 원화절상등 영향 ***
지난해 매출액 신장률이 80년대초와 85년의 불황기보다도 낮았던 것은
연중 격심한 노사분규, 선진국의 수입규제 강화, 원화절상에 따른 수출
부진과 내수시장의 대외개방에 따른 경쟁 심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총매출액 가운데 수출은 모두 40조9천5백40억원으로 전년의 43조6천
7백30억원보다 6.2%가 감소, 전년에 13.6% 증가한 것과 크게 대조를
이루었으며 내수판매는 총 77조2천4백억원으로 전년(66조7천8백억원)보다
15.7%가 늘어남으로써 증가율이 전년의 17.5%보다 둔화됐다.
제조업의 매출액 증가율을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이 8.6% 였으나
중소기업은 2.0%에 그쳤으며 특히 내수업체의 매출액은 10.8% 증가한
반면 수출업체는 전혀 늘어나지 않아 80년대들어 가장 심각한 부진상을
나타냈다.
기업의 설비투자동향을 나타내는 유형고정자산 증가율도 작년에 16.3%로
전년의 18.3%보다 둔화되면서 지난 85년이래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 수익성 부진...85년 수준으로 전락 ***
수익성 역시 부진하여 기업의 전반적인 경영성과를 총괄적으로 반영
하는 지표인 매출액경상이익률(매출액에 대한 경상이익의 비율)이 전년의
4.1%에서 2.5%로 크게 낮아지면서 지난 85년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기업의 수익성이 이같이 악화된 것은 판매부진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매출액영업이익률(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의 비율)이 지난 79년이래
최저수준인 6.0%에 그친데다 원화절상에 따라 외환차익이 감소하고
금융비용이 증가한 때문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