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성당 앞에 세워져 있는 블랙트리. /천주교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제공
서울 명동성당 앞에 세워져 있는 블랙트리. /천주교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제공
'블랙트리'. 지난달 26일 명동성당 앞에 세워진 성탄트리의 별명이다. 이름 그대로 검은색인 이 트리는 강원도 산불 피해로 불에 타다 만, 새까맣게 그을린 나무가지를 쌓아 만들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측은 "매년 봄철 반복되는 산불 피해 재난과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갖기 위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 트리는 내년 1월 8일까지 명동성당 앞을 지킬 예정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이밖에 올해 성탄을 기념하고 사랑과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이달 23~25일 명동성당 일대에서 '2022 명동, 겨울을 밝히다'를 주제로 여러 행사를 진행한다.

서울대교구 측은 "지난해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성탄 축제를 축소해 열었지만, 올해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 성탄의 기쁨과 희망을 더욱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성탄 음악회는 23일 금요일 저녁 8시 명동성당에서 열린다. 돔 앙상블, 돔 솔로이스츠, 아퀴나스합창단이 ‘쉬츠의 성탄이야기와 모차르트의 저녁기도’를 연주한다.

명동 카톨릭회관 앞 광장에서는 24일과 25일 오전 11시~오후 9시 30분까지 ‘성탄마켓’이 열린다. 사제들이 직접 만든 뱅쇼와 소시지를 판매하고, 청년농부팀이 군밤과 군고구마를 파는 등 다양한 물건들을 구매할 수 있다.

이 기간에 모아진 기부금과 희망의 메시지는 서울대교구 무료급식소 ‘명동밥집’과 자유 기부 방식 등으로 전달된다. 기부금은 우리 사회 속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광장에 조성된 ‘희망나무’에 소원을 적은 리본을 매달면 리본값을 기부할 수 있다.

명동성당 들머리에서는 다양한 공연이 진행된다. cpbc소년소녀합창단은 24일 오후 5시 30분·7시 30분, 아코디엠은 오후 6시 30분, 멜랑쉬 오페라단은 오후 8시 30분, 브라스 ‘비상’은 오후 9시 30분에 공연을 펼친다.

주님 성탄 대축일인 25일에는 아코디엠(낮 12시)과 무지카사크라 소년합창단(오후 1시 40분), 마니피캇 어린이 합창단(오후 5시 30분·7시 30분), 멜랑쉬 오페라단(오후 6시 30분), 브라스 ‘비상’(오후 8시 30분·9시 30분) 등이 공연에 나선다.

노숙인에게 매주 수·금·일에 식사를 제공하는 명동밥집에서도 25일 무지카사크라 소년합창단(오전 11시), 아코디엠(오후 12시 40분)의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서울가톨릭연극협회가 제작한 톨스토이의 대표작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도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23일~25일 총 6회 개최된다. 23일 오후 6시 30분, 24일 오후 4시·6시 30분·8시 30분, 25일 오후 5시· 7시에 명동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열린다. 별도 예약 없이 매회 마다 선착순 150명에 한해서 공연 관람이 가능하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