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레만·코니 마이어
아시아 첫 전시장소로 서울 택해
자유롭고 과감한 표현 돋보여
데이비드 레만   아이프아트매니지먼트 제공

데이비드 레만 아이프아트매니지먼트 제공

포스트모더니즘 미술 선구자 게르하르트 리히터, 신표현주의를 선도한 안젤름 키퍼, 표현주의 거장 게오르그 바젤리츠, 전위예술의 대가 요셉 보이스…. 독일은 숱한 현대미술 거장을 배출한 세계 현대미술 중심지 중 하나다. 그만큼 실력이 출중한 젊은 작가도 많다. 미술시장에서는 역량 있는 독일 젊은 작가들을 지칭하는 ‘YGA(Young German Artist·젊은 독일 예술가)’라는 약어가 쓰일 정도다.

독일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두 젊은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두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삼청동 초이앤라거갤러리와 청담동 호리아트스페이스, 아이프 라운지 등 세 곳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는 데이비드 레만의 ‘Puzzling Astonishment(이념 밖의 미로)’와 청담동 쾨닉 서울에서 열리는 코니 마이어의 ‘GRENZGÄNGE 2(장벽을 건너다 2)’다. 두 작가 모두 아시아 첫 개인전 개최지로 서울을 택했다.

레만은 2019년 ‘독일의 떠오르는 회화 작가’ 중 한 명으로 뽑혀 4개 도시 순회전에 초대되는 등 평단의 주목을 받는 작가다. 그의 작품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롭고 과감한 표현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전시에 나온 ‘Jealousy(질투)’는 질투심에 사로잡힌 인물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과감한 붓 터치와 흩뿌린 물감으로 인물의 분노와 혼란스러운 내면을 강렬하게 표현했다.

세 곳의 기획사·갤러리가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 45점과 드로잉 30점 등 총 75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적나라한 성적 묘사가 담긴 어두운 분위기 그림이 대부분인데도 전시 초기부터 작품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전시는 9월 18일까지.

마이어는 지난해 독일 도이체방크가 올해의 작가로 선정하는 등 현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젊은 작가다. 그의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물들의 크고 둥근 입과 새빨간 입술 색이다. 반면 인물의 눈과 코 등은 검은 구멍으로 단순화돼 있다. 옷은 모두 단색 전신 슈트에다 머리카락은 하나같이 스카프로 가려져 있다. 등장인물의 개별성을 지우고 관객이 인물에 자신을 투영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라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그림은 장난스럽고 가벼워 보이지만 주제의식은 무겁다. 이번 전시에 나온 ‘Distraction(혼란)’ 등 신작들은 자연을 정복하고 소유하려는 인간의 모습을 희화화한 작품이다. 전시장에서는 환경 파괴를 비롯해 가난과 고독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다룬 회화 총 20점을 오는 29일까지 만날 수 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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