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C 레볼루션

로런스 인그래시아 지음
안기순 옮김 / 부키
452쪽│2만2000원
[책마을] 신생 스타트업이 '골리앗'에 맞설 전략은

질레트와 쉬크가 버티고 있는 면도기 시장에서 신생 업체가 뜨려면 어떤 승부수가 필요할까. 면도기 구독 서비스 스타트업 달러셰이브클럽의 창업자 마이클 더빈은 기존 플랫폼인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에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직접 출연한 1분33초짜리 영상으로 1위 업체 질레트를 정조준했다. 질레트 면도날에 지불하는 20달러 중 19달러가 광고모델에게 돌아간다는 것. 불필요한 기능은 포기하는 대신 남는 돈은 저금하라는 그의 영상은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발표 48시간 만에 고객 1만2000명을 확보했고 2년 만인 2015년 매출이 1억5300만달러로 늘었다. 골리앗 질레트에 일격을 가한 달러셰이브클럽은 2016년 10억달러를 받고 유니레버에 인수됐다.

스타트업들이 유통시장에 혁신을 불러오고 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D2C(Direct to Consumer)가 무기다. D2C 시장은 2010년대 후반부터 빠르게 커지면서 2020년 기준 미국에서만 연간 2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달러셰이브클럽, 와비파커 등 스타트업이 성공하면서 나이키, 테슬라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도 동참하고 있다.

퓰리처상을 다섯 번 수상한 언론인 로런스 인그래시아는 《D2C 레볼루션》에서 이 같은 현상은 소비자의 힘이 강해졌기에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기술이 발전하고 소비자의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고객과 직접 대면하고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풍부한 데이터와 알고리즘도 D2C로의 변화를 재촉했다. 모발 염색약 스타트업 이살롱은 고객이 자신의 원래 모발 색상, 원하는 색상, 현재 색상, 새치와 곱슬머리 정도, 인종, 눈동자 색깔 등을 입력하면 최적의 모발 색상을 추천해준다. 저자는 200여 명의 기업가를 인터뷰해 D2C 기업의 다양한 성공과 실패 사례를 소개한다. 각 사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제품이 아니라 한 세대의 시대정신을 활용하고 고객의 정체성을 판매하라고 제안한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