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화 작가로 잘 알려진 한국화가 김호석씨(45)가 서울 견지동 동산방화랑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다. '열아홉 번의 농담'을 주제로 해학과 풍자가 곁들인 인물화 19점을 내놨다. 홍익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김씨는 1999년 마흔둘의 젊은 나이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하는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위기' '동상이몽' '탈주전야' 등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작가의 가족이다. 시골에서 농사짓는 아버지, 세파에 시달려 새치가 적지 않은 중년의 아내, 처녀티가 완연한 딸, 개구쟁이 시절의 아들. 할아버지 등에서 어릿광을 부리는 손자나 엄마 머리에서 흰 머리카락을 뽑는 아이의 모습들은 가족만을 뜻하는게 아니고 세상을 살아가는 일반 서민상(像)이기도 하다. 등장인물들의 표정은 다소 어둡지만 어려운 생활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김씨는 종이 뒷부분에 자연염료로 색을 칠해 앞면에 효과가 배어나는 배채(背彩) 기법으로 독창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작가가 직접 만든 한지에 수십차례 배채함으로써 화면의 깊은 멋이 드러난다. 18일까지. (02)733-5877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