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시인이 다른 필명으로 소설을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90년 시 "아프리카,아프리카"로 한국문학 신인상을 수상했던 성윤석씨가 최근 성문하라는 필명으로 "우리,이혼하고 함께 살까"(황금물고기)를 냈다. 이 작품은 우리 시대 갈 곳 없는 30대 후반 남성의 현주소를 그린 소설이다. 성씨는 "삶을 말하는데 시로는 표현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소설집필 배경을 말했다. 도발적인 제목 "우리,이혼하고 함께 살까"는 이혼을 요구하는 부인에게 주인공 기가 던진 "최후의" 제안이다. 결혼제도란 형식을 벗어나 참사랑을 구현하고픈 욕망의 언어지만 사회 통념상 받아들여질 수 없는 말이다. 결국 그는 구조조정의 회오리속에 직장에서 밀려나고 아내에게 이혼 당하며 옛애인에게서도 버려진다. 삶과 일상에서 떼밀려 다닌 그는 "자신만의 공간"을 찾아 이 세상으로부터 실종된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