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섹이 꽂힌 분산형 임상시험…글로벌 진출"
“아시아·태평양에서 유일하게 ‘분산형 임상시험(DCT)’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정권호 제이앤피메디 대표(사진)는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역시 이런 잠재력에 주목해 제이앤피메디 초기 투자에 참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DCT 시장은 가파른 성장이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DCT는 전통적인 임상 방식에서 탈피해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비대면 또는 원격 임상 시험을 뜻한다. 신약 개발 절차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임상시험이다.

제이앤피메디는 지난해 바이오업계의 투자심리 악화 속에서도 초기 투자자금 총 160억원을 유치했다. 특히 테마섹의 성장 투자 전문 자회사 파빌리온캐피탈이 리드투자자로 참여했다. 글로벌 DCT 시장은 2021년 88억달러(약 11조5800억원)에서 2026년 142억달러(약 18조7000억원) 규모로, 매년 평균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의 임상시험 방식은 병원 중심이었다. 지방 거주 환자가 임상에 참여할 경우, 수도권 종합병원에 수차례 방문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컸다. 면역력이 약한 환자는 병원에서 폐렴 등 다양한 전염병에 노출될 위험도 있다. 반면 DCT는 휴대폰 하나로 모든 임상 절차가 가능하다. 휴대폰을 활용해 임상 데이터를 수집하고 집에서 약을 수령할 수 있다. 연속 혈당측정기, 혈압 모니터, 폐활량 측정기 등 디지털 의료기기와 연동해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수시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려면 디지털 솔루션이 필요하며 제이앤피메디가 이를 전문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제이앤피메디의 DCT 솔루션 제품명은 ‘메이븐’이다. 메이븐을 활용해 품목허가를 받은 대표 사례는 웰트의 불면증 치료제 ‘웰트 아이’가 있다. 정 대표는 “이미 10년 임상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해외 진출에 성공해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의 ‘같이 일하고 싶은 DCT 회사’ 3위 안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