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투자기업으로 나뉘는 SK텔레콤…"기업가치 10조 더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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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회사가 중간지주사 역할
인적분할로 존속·신설법인 나눠 주주·기업가치 극대화
존속법인, 통신·IPTV 집중…AI기반 구독서비스 추진
신설 투자기업은 커머스·모빌리티 등 非통신사업 주력
인적분할로 존속·신설법인 나눠 주주·기업가치 극대화
존속법인, 통신·IPTV 집중…AI기반 구독서비스 추진
신설 투자기업은 커머스·모빌리티 등 非통신사업 주력
SKT, 통신·투자기업으로 나뉜다
존속법인은 MNO를 비롯해 인공지능(AI)·디지털 인프라를 담당하는 기업으로 바꾼다. SK브로드밴드 등을 산하에 두고 기존 통신업과 IPTV 사업 등에 집중한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AI 기반 구독형 서비스 등 신사업도 존속법인을 통해 추진한다. 대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통신업계에선 유영상 MNO사업대표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 대표는 박정호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SK텔레콤 이사회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신설되는 투자기업은 반도체와 커머스, 모빌리티 등 비(非)통신 신사업 확장을 전담한다. 기존 SK텔레콤 자회사 중 SK하이닉스, 11번가, ADT캡스, 티맵모빌리티 등이 이 기업 산하로 들어간다. 5세대(5G) 정보통신 유망 산업을 키우고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게 목표다. SK그룹의 중간지주회사 역할도 이 투자기업이 맡는다. 박 CEO가 신설 기업 대표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 CEO는 지난달 30일 SK하이닉스 대표이사로 선임돼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두 기업의 CEO를 겸임하고 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전초작업을 벌였다는 분석이다.
“분할 후 기업 합산가치 30조원”
SK텔레콤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것은 크게 세 가지 이유에서다. 첫 번째는 기업가치 상승이다. SK텔레콤은 국내 시가총액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 지분 20.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SK하이닉스 시총은 약 94조6400억원에 달한다. 단순 계산상으론 SK텔레콤이 보유한 SK하이닉스 가치만 해도 약 19조원 규모다. 그런데도 SK텔레콤 시가총액은 20조원 수준에 그친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통신업 경쟁력을 감안하면 기존엔 보유자산 가치 평가가 주가에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얘기”라며 “이번 개편으로 SK하이닉스 등 주요 자회사를 보유한 기업을 통신기업과 아예 분리하면 보유지분 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분할 이후 존속회사와 신설회사 합산가치가 약 3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두 번째는 주요 사업 투자 강화다. 사업 계열을 분리하면 각 분야 현황 파악이 쉬워져 투자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사업이 대표적이다. SK그룹 지배구조상 SK하이닉스는 지주사 SK㈜의 손자회사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라 인수합병(M&A) 시 피인수기업 지분을 100% 가져가야 하는 제한이 걸려 있다. 최근 반도체 호황에도 선뜻 확장에 나서지 못한 이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향후 SK㈜가 투자 중간지주사를 합병하면 SK하이닉스가 자회사 지위를 갖게 돼 투자 제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그러나 “현 시점에서 신설법인과 SK㈜ 합병 계획은 없다”며 “일단 신설 투자기업을 통해 반도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개정 공정거래법도 올해 SK텔레콤이 지배구조 개편을 하려는 이유다. 이 법이 시행되면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율을 기존 20%에서 3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 지분율을 그만큼 늘리려면 약 10조원을 투입해야 한다. SK텔레콤은 연내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날 박 CEO는 내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지배구조 개편 온라인 설명회를 열었다. 박 CEO는 “SK텔레콤 자산을 온전히 평가받고 더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서민준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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