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학습 동아리에서 취미삼아 했던 연구가 사업으로 이어졌네요.”

포스코ICT의 안면 인식 기술인 ‘페이스로(Facero)’의 탄생 비화다. 하루에도 몇 번씩 주머니에서 사원증을 꺼내 센서에 가져다 대야 하는 불편함을 줄일 방법을 고민하다가 페이스로를 구상했다는 설명이다.

페이스로의 강점은 정확성이다. 얼굴 모습을 스캔하는 단말기와 2m 정도 떨어져 있어도 방문자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다. 스캔과 확인에 걸리는 시간도 0.5초 안팎에 불과하다. 신분 확인을 위해 단말기 앞에 멈춰설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인식 정확도 역시 상당하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테스트에서 99.9% 성공률을 보였다.

사내 식당과 카페 등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이용자가 누구인지 아는 만큼 신용카드를 제시하는 등의 결제 절차를 건너뛸 수 있다. 포스코ICT는 포스코 그룹 계열사와 외부 고객사에 안면 인식 기술 도입을 추진 중이다.

‘계약서 약관 공정화 시스템’도 사내 학습 동아리의 작품이다. 각종 거래 계약서의 약관을 인공지능(AI)이 검토해 문제가 있는 부분을 걸러낸다. 작성한 문서를 회사 표준 약관으로 등록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포스코ICT의 모회사인 포스코 법무실 등에서 이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계약서 검토 시간이 건당 3시간 안팎에서 30분으로 줄어들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포스코ICT는 이 솔루션을 변형해 여러 계열사에 보급할 계획이다.

포스코ICT는 사내 동아리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잇따라 성공작이 쏟아지면서 생긴 일이다.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는 직원에게 국내외 교육 프로그램 참가 기회를 부여하고 관련 비용도 대고 있다. 동아리 활동 결과를 인사에 반영하기도 한다. 회사 관계자는 “특정 프로젝트에 참여한 동아리 회원을 관련 부서로 배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포스코ICT 직원의 85%가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운영 중인 동아리 개수도 293개에 이른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