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베트남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현지에서 동영상 유통 서비스가 자리를 잡자 사업을 보다 다각화하기 위해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베트남 관객들이 올해 1월 호찌민시에서 열린 ‘브이라이브 이어 엔드 파티(VLIVE year end party)’에 참가한 한국과 베트남 가수들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베트남 관객들이 올해 1월 호찌민시에서 열린 ‘브이라이브 이어 엔드 파티(VLIVE year end party)’에 참가한 한국과 베트남 가수들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26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르면 올해 안에 베트남에 별도 법인을 세울 계획이다. 지금은 사무소 형태로 운영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지에서 다양한 형태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베트남 법인을 세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자사의 동영상 서비스인 ‘브이라이브’의 성공이다. 2016년 1월 베트남에 정식 출시한 브이라이브는 그해 월간 실사용자 수(MAU)가 100만 명을 넘어섰고, 지난달에는 655만 명으로 급증했다.

베트남 시장에서는 그동안 국내 인터넷업체들이 모바일 메신저 등으로 도전했지만 큰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브이라이브의 경우 국내 아이돌 방송이 인기를 끌면서 이용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현지 인기 스타들의 콘텐츠도 확보해 저변을 넓혔다. 올해 7월부터는 베트남 정부와 손잡고 베트남의 유일한 음악 순위 프로그램인 ‘V HEARTBEAT’를 제작하고 있다.

브이라이브의 베트남 서비스는 박동진 네이버 베트남 태스크포스(TF) 리더가 이끌고 있다. 그는 “브이라이브가 베트남에서 젊은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로 성장하도록 현지 업계와 계속 협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도 베트남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지난 1월 자회사인 온라인 광고 플랫폼 업체 TNK팩토리를 통해 베트남의 온라인 광고 대행업체 애드소타에 10억원을 투자, 지분 33.3%를 확보했다.

애드소타는 베트남의 대표적인 모바일 플랫폼 광고 기업이다. 현지에서 유일하게 페이스북 기반으로 게임 광고와 홍보를 하고 있다. 구글의 베트남 광고 업무도 상당수 맡고 있다. 애드소타는 TNK팩토리를 통해 한국 게임회사 등이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하는 데도 도움을 줄 계획이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체도 한류에 힘입어 베트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도 베트남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한세민 SM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난 9월 베트남 하노이시에서 열린 ‘한국-베트남 비즈니스 협력 세미나’에서 “베트남 현지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수만 SM 총괄프로듀서도 지난해 12월 아이돌그룹 ‘NCT 베트남’을 만들어 세계적 스타로 키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는 ‘한국-베트남 비즈니스 협력 세미나’에서도 “베트남에서 한류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앞으로 SM의 큰 성공을 베트남과 함께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