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이 경북 안동에 있는 백신 생산 공장 ‘L하우스’에서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이 경북 안동에 있는 백신 생산 공장 ‘L하우스’에서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계적 백신회사인 사노피파스퇴르와 지난 2월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의 핵심 기술인 ‘세포배양 방식의 백신 생산 기술’을 사노피파스퇴르에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 내용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받는 금액은 모두 1억5500만달러(약 1735억원). 백신 기술 수출로는 국내 최고액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유정란을 활용하는 기존 백신 생산 방식과 달리 동물 세포를 활용하기 때문에 생산 속도가 빠르고 효율성이 높다”며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눈독을 들일 만큼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 기술을 활용해 2015년 국내 최초로 3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를 출시했다. ‘3가’는 세 종류의 독감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듬해에는 세계 최초로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4가’를 상용화했다. 두 독감백신 제품은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누적 판매량 1400만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량)를 기록했다.

스카이셀플루는 국내 유일한 세포배양 독감백신이다. 최첨단 무균 배양기를 통해 생산되기 때문에 항생제나 보존제를 넣지 않아도 된다. 계란을 사용하지 않아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안심하고 접종할 수 있다. 기존 제품 대비 생산 기간이 짧고 생산 효율성도 높다. 신종플루와 같은 독감 대유행 상황에 신속하게 생산·공급할 수 있다는 게 최대의 장점이다. 실제로 스카이셀플루의 이런 장점이 빛을 발하는 사건이 최근 있었다. 미얀마에서 지난해 7월 갑작스런 독감 대유행이 있었다. 사망자가 속출했다. 미얀마 보건당국은 스카이셀플루 긴급 공수를 요청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다량의 백신을 신속하게 현지에 공급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스카이셀플루에 대한 사전적격심사(PQ) 인증을 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인증을 받으면 국제 공공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3가 백신에 대해 지난해 PQ 인증을 신청했다. 곧 WHO에서 공장 실사를 나올 예정이다. 4가 백신도 연내 인증 신청을 할 계획이다. 독감백신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에서도 수요가 많기 때문에 국제 공공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 매출이 크게 뛸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SK케미칼이 백신 사업 부문을 분사해 지난 7월 설립한 회사다. 백신 연구개발(R&D)과 생산 기술 고도화를 집중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혁신 기술 기반의 프리미엄 백신 개발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 “국내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물론 해외 시장에도 본격 진출해 ‘차세대 백신 명가’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