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방문한 경기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HIP·사진)는 국내 첫 병원 중심 바이오헬스케어 클러스터다. 분당서울대병원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옛 LH(한국토지주택공사) 부지에 7만9041㎡ 규모의 클러스터를 조성했다. 지하 4층, 지상 7층 규모 건물에 30여 개 바이오제약 기업이 입주해 있다.

문 대통령이 이곳을 의료기기 규제개혁 방안 발표 장소로 선택한 것은 HIP가 의료기기산업 육성과 병원 창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 방향을 보여주기에 적합한 장소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병원 중심 바이오헬스케어 클러스터
HIP는 국내 병원이 클러스터를 조성한 첫 시도다. 충북 오송과 대구 지역 등에 조성된 바이오 클러스터는 모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한다. 이 때문에 HIP가 문을 열기 전에는 들어올 기업이 많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2016년 개원 후 2년 만에 공동 연구공간 분양이 끝났다.

분당서울대병원은 HIP 입주 기업과 공동연구도 활발히 하고 있다. 소화기내과 의료진은 일동제약과 장내 미생물을 이용한 난치성 질환 진단 및 치료기술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병리과 의료진은 마크로젠과 유전체 정보 기반 진단 및 치료법 공동연구를, 마취통증의학과 의료진은 아람휴비스와 비디오 후두경을 개발하고 있다. 병원은 내년 3월 연면적 9913.7㎡ 규모 동물실험센터인 지석영의생명연구소가 완공되면 물질개발, 동물실험, 임상시험 등을 한 곳에서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병원과 HIP를 잇는 지하 터널 공사가 끝나고 HIP 건너편 부지에 제약생산 시설 등이 입주하면 국내 첫 자생적 바이오헬스 클러스터가 갖춰진다. HIP를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병원 중심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 사례가 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