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라인, MS '믹스 라디오' 인수 … 와츠앱에 막힌 美 공략 무기될까
[ 최유리 기자 ]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주식회사가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믹스 라디오' 사업을 인수한다. 영어권 국가에서 입지를 다진 믹스라디오를 통해 북미 시장을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9일 라인 주식회사는 MS로부터 믹스라디오 사업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믹스라디오는 라디오형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다. 이용자들이 전용 라디오 채널을 만들고 직접 구성한 음악 리스트를 중계하는 방식이다. 음악 전문가들이 만든 음악 채널을 통해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현재 믹스라디오는 영국, 미국을 중심으로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등 31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다. 공식적으로 집계된 이용자 수는 없지만 수백만 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신중호 라인 글로벌 사업전략 담당 임원(CGO)은 "믹스라디오는 생활에 중요한 요소인 음악을 라디오 서비스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며 "라인의 글로벌 사업에서 믹스라디오가 더 가치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인 주식회사가 믹스라디오 사업을 인수한 것은 북미 시장을 겨냥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영어권 이용자를 확보한 믹스라디오를 통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놓으면 가입자 기반이 약한 북미에서 무기가 될 수 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지난 4월 기준으로 미국에서 가입자 1000만 명을 확보했다. 일본, 태국 등에서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과 비교해 가입자 증가 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지역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와츠앱'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북미는 월간 실 사용자(MAU) 1억7000만 명을 확보한 라인이 와츠앱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반드시 공략해야 할 시장이다. 와츠앱의 MAU는 6억 명 수준이다.

실제로 라인은 올해부터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미국에서 라인의 TV 광고를 시작했다. 스페인에서 확보한 가입자 기반을 바탕으로 미국 내 히스패닉 사용자를 공략하기 위한 스페인어 광고였다.

최근에는 뉴욕 타임스퀘어에 '라인프렌즈 스토어'를 오픈하기도 했다. 360여개 라인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상점으로 북미 지역에서 문을 연 첫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믹스라디오가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은 라인이 성장 속도를 높이려는 곳과 비슷하다" 며 "라인이 믹스라디오 인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