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실속형 새 모델에 덤덤

최근 애플이 실속형 스마트폰 '3GS'를 아이폰의 새 모델로 발표해 향후 애플의 이 같은 행보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가격 인하로 이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최근 발표한 아이폰의 새 모델 '3GS'는 기존 제품에 비해 사양 대비 가격을 낮춰 스마트폰의 보급화에 앞장설 것으로 전망된다.

3GS 기본사양(16GB) 모델은 약정 및 보조금 적용 시 대당 199달러, 32GB는 299달러로 기존 모델(8GB)의 처음 출시 가격이 199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다소 저렴하다.

애플은 또 기존 8GB짜리 기본 사양의 경우 가격을 인하해 대당 99달러에 판매키로 했다.

애플이 공개한 새 모델은 기존 모델에 비해 뚜렷한 기능의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격의 다양화를 추구하고 고객층을 넓히려는 것이 주요 마케팅 전략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풀터치 방식의 3GS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프리미엄급 스마트폰뿐 아니라 모바일 운영체제(OS)를 탑재하지 않은 풀 터치폰 시장까지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에 대한 파급력이 예상보다 커질 수도 있다.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은 그러나 자사 스마트폰은 아이폰과 기본 사양에서 달라 주요 공략층이 다르다며 신형 아이폰의 시장잠식력을 낮게 평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이폰은 사양 면에서 삼성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모델과 다르다"며 "삼성 주고객층과는 다른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 출시한 옴니아에 이어 올해도 세계 최대 크기 3.7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화면과 800만 화소급 카메라를 탑재한 옴니아 HD를 내놓고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모델로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도 "유럽, 아시아 지역에서 아이폰 기존 모델이 이미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는 점에서 새모델의 시장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 LG의 경우 북미시장에서 다양한 가격대의 스마트폰 라인업을 갖춰 발빠르게 대응해 왔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말 미국에서 스마트폰 '인사이트(INCITE)'를 2년 약정 199달러로 3GS(16GB)와 같은 가격에 출시한 바 있다.

아이폰 새 모델은 또 기존의 배터리 일체형을 그대로 유지하는 등 사용자환경(UI)이 대중화돼 있지 않아 일반 풀 터치폰 시장으로 판매층을 넓히는 데도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은 이용자층이 얼리어답터 등으로 제한돼 있다"며 "관련 프로그램을 PC에서 정기적으로 내려받아 설치하는 등 기능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아 일반 단말기를 잠식하는 수준의 대중화가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애플은 판매량 1억5천200만대 규모의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9.0%로 노키아, 림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