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AMD, 인텔 등 주요 칩 제조업체들이 데스크톱용 64비트 프로세서를 잇따라 선보이고 마이크로소프트가 64비트용 윈도XP를 내놓으면서 올해 하반기께부터 본격적인 `64비트 PC'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IBM은 지난 2002년 10월 130㎚ 생산공정을 이용한 64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 `파워PC 970'을 발표하고 지난해 여름 출시된 애플의 PC `파워맥 G5'에 이를 탑재한 데이어 이번달에는 90㎚ 공정을 적용한 이 칩의 새 버전 `파워PC 970FX'를 발표했다. 파워PC 970FX는 최근 미국의 해당분야 전문지 `마이크로프로세서 리포트(Microprocessor Report)'의 애널리스트들이 뽑은 최고의 데스크톱 프로세서로 선정되기도했으며 이미 애플의 서버 제품 `X서브 G5 1U'에 채택이 결정됐다. 그러나 애플 G5는 널리 쓰이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운영체제(OS)를 이용하는일반적인 PC가 아니기 때문에 64비트 PC의 본격적인 보급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XP의 64비트 버전을 정식 출시하는 올해 하반기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AMD는 지난해 9월 기존의 x86 호환 프로세서에서 돌아가는 32비트용 응용프로그램을 쓸 수 있는 64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 애슬론(Athlon) 64 시리즈를 출시함으로써 업계 1위 인텔을 제치고 PC용 64비트 프로세서 시장에 먼저 진입했다. 인텔은 한동안 AMD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아직 시장이 무르익지 않았다'며즉각 대응하지 않다가 최근에야 이 회사의 서버용 32비트 프로세서 `제온(Xeon)'에64비트 기능을 추가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인텔은 64비트 칩 아이테니엄(Itanium)을 고성능 서버에 사용해 왔으나 이 제품은 기존의 x86계열 프로세서를 위해 만들어진 32비트용 응용프로그램을 지원하지 않아 원천적으로 PC용으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애슬론 64와 AMD의 서버용 칩 옵테론 등을 지원하는 64비트용 윈도XP의 시험판을 지난해 12월 내놓고 올해 하반기 안으로 정식판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64비트 PC 시대의 개막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굳어졌다. 그러나 64비트 PC가 얼마나 급속히 보급될까에 대해서는 업계의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AMD는 올해 하반기에는 이 회사의 프로세서 매출 중 64비트 제품의 비율이 50%를 넘을 것으로 보는 등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DVD, 디지털 카메라, 캠코더 등의 보급과 함께 게임, 엔터테인먼트, 디지털콘텐츠 제작 등이 PC의 핵심적인 기능으로 떠오르며 32비트 환경이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서서히 PC도 64비트 환경으로 진화해 갈 것으로 AMD는 보고 있다. 그러나 업계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신중론에 가깝다. 서울 용산전자상가 등에서는 소수 고급사용자들을 중심으로 AMD 애슬론 64 탑재PC에 대한 수요가 생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인텔과 긴밀한 협력관계에 있는대부분의 대형 PC업체들은 인텔의 대응제품 출시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64비트용 제품을 내놓으면 당연히삼성전자도 이에 대응할 것"이라면서도 "우리 회사가 유지해 온 인텔과의 긴밀한 협력관계에 비춰볼 때 AMD 칩 탑재 64비트 PC를 올해 하반기에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생각되며 앞으로 출시될 인텔의 대응 제품을 기다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적어도 서버용으로는 64비트 컴퓨팅이 이미대세로 굳어졌고 PC 시장에서도 고성능 제품을 요구하는 기업들의 특정부서를 중심으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개인용 PC 시장의 중심이 얼마나 빨리64비트로 옮겨갈지는 여러 변수가 있어 말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