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이 외자유치계약 부결과 경영권 확보를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LG의 움직임에 맞서 위임장 모집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그동안 LG의 반대진영에는 하나로통신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1천2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까지 인수해가며 외자유치안을 추진한 3대주주 SK텔레콤과 외자유치 선호발언을 했던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있었으나 하나로통신 경영진이 이에 가세함으로써 하나로통신 경영권 분쟁은 새국면에 접어들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가 골드만삭스 등 3개 외국계 투자회사와 개별적으로 투자합작 협상을 진척시키고 지난달 29일 이사회에서 통과된 뉴브리지-AIG 컨소시엄으로부터의 외자유치안을 주주총회에서 부결시키는데 필요한 지분 확보를 마치자 하나로통신이 다양한 방법으로 LG 견제에 나서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우선 내달 21일 주총에서 외자유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주주사들과 소액주주 등 주주들을 대상으로 의결권 위임장을 모으기로 하고 금융감독원에 위임장 모집 신고서를 27일 제출했다. 하나로통신은 신고서에서 "이번 외자유치에 실패할 경우 본사는 또 한차례 심각한 유동성위기에 봉착하게 되며 LG가 주장하는 데이콤.두루넷 등과의 합병 방안은현실성이 적다"며 "본사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은 뉴브리지-AIG 컨소시엄과같은 외자를 유치하는 것 뿐"이라고 밝혔다. 하나로통신은 특히 직원들에게는 지분을 보유한 친척이나 친구들에게 외자유치안 통과의 당위성에 대해 설명해 의결권을 위임받거나 주총 참석을 권유토록 당부하고 있다고 이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하나로통신은 이와 함께 박병무 뉴브리지 캐피탈코리아 사장이 주재하는 기자간담회를 오는 30일 열도록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박 사장은 하나로통신에 대한 투자가 단기차익을 노린 것이라는 LG측 주장을 반박하고 향후 사업계획 등을 설명할 계획이다. 대개 민감한 사안을 앞두고는 될 수 있는대로 말을 아끼는 외국계 회사들의 관행을 볼 때 이례적인 이번 간담회는 하나로통신이 최근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LG를 견제하기 위해 뉴브리지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하나로통신 노조도 지난 18일 성명을 내고 LG의 외자유치 추진방안은 "비현실적인 주장"이며 "하나로통신 독자생존을 무산시키기 위해 급조된 논리"라고 비판한 바 있다. 노조는 또 소액주주 위임장 결집 등 외자유치안 통과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LG는 외자유치가 국부유출과 헐값매각 우려가 있다며 지분매집을 통해 하나로통신 지분을 15.9%에서 외자유치안 부결을 위해 필요한 수준인 18.07%로 높이고 골드만삭스 등 제3의 외국투자기관들과 하나로통신 경영권 공유에 합의하는 등 새로운형태의 외자유치 작업을 진척시키고 있다. 뉴브리지-AIG 컨소시엄은 LG의 경영권 공유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기자 bum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