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쉬인·테무 등 중국 패션몰 조사…강제노역·개인정보침해 논란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 온라인 패스트패션 기업 쉬인(Shein)과 테무(Temu)가 당국의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쉬인은 SNS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온라인 위주 전략으로 급성장해 지난해 전세계에서 227억달러의 매출로 '자라', 'H&M'과 어께를 나란히했다.

17일(현지시간) 투자전문매체 배런스 등에 따르면 미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지난주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 쉬인과 테무의 불법행위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보고서는 중국 패션 업체들의 상품의 안전성과 비윤리적 원료 조달 문제, 미국 시민의 개인정보 침해 등을 지적하고 있다. '짝퉁'이나 디자인 복제 상품 판매와 같은 광범위한 지적 재산권 침해 문제도 여전하다고 평가한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견제 움직임은 반도체, 자동차 등에 이어 패션 분야 까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정보를 무단 수집해 중국으로 전송한 게 문제가 됐음에도 중국산 앱인 테무와 쉬인은 지난달 미국 앱스토어 순위 1위와 4위를 각각 차지했다.

쉬인은 수직계열화와 절차 효율화로 다른 제조·직매형(SPA) 브랜드는 약 3주 걸리는 디자인-주문-제조 기간을 일주일로 단축시켰다. 오프라인 점포 없이 SNS 등 인플루언서 마케팅으로 홍보 비용을 줄여 옷 값을 싸게 팔아 큰 인기를 끌었다. 테무 역시 쉬인의 전략을 벤치마크하면서 더욱 낮은 가격 제품을 판매해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보고서는 이들 중국 기업들의 초저가 의류 제조의 비결로 신장과 위구르 지역에서 강제노역으로 생산되는 면화 등 원료를 사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美, 쉬인·테무 등 중국 패션몰 조사…강제노역·개인정보침해 논란
지적 재산권법 위반과 개인정보 침해 우려도 심각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쉬인은 최근 3년간 랄프 로렌, 오클리 등 유명 패션 기업뿐만 아니라 영세사업자로부터 최소 50여건의 디자인 표절 침해 소송을 당했고 이는 자라나 H&M 등 경쟁사에 비해 10배 이상 많은 규모다. 테무와 쉬인은 고객들의 패션 취향 등 필요정보 외에도 할인쿠폰 등을 미끼로 광범위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테무는 중국 3위 전자상거래 앱 ‘핀둬둬’가 운영하는 기업인데, 이달초 ‘핀둬둬’ 앱이 사용자의 통화 기록과 문자 메시지, 사진 앨범까지 훔쳐본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니콜라스 카우프먼 USCC 정책연구원은 "급속히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중국 전자 상거래 업체들이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덕분에 미국 기업들에 우위를 점하지 않도록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