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비정제 설탕) 선물 가격이 최근 한주 동안 6% 이상 올랐다. 세계 설탕 수출 2위인 인도가 지난달 말 설탕 수출 제한 조치 연장을 선언하고 1위인 브라질의 생산량 감소 우려가 겹쳐서다.

7일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0월31일~11월4일) 원당 선물(Sugar No. 11 Futures) 내년 3월물 가격은 6.4% 올랐다. 지난 4일 ICE선물거래소에서 원당 선물 3월물 가격은 파운드당 18.71센트로 마감했다.
<최근 1년 동안 원당 선물 가격 추이>
(단위: 파운드당 센트)
자료: ICE선물거래소
<최근 1년 동안 원당 선물 가격 추이> (단위: 파운드당 센트) 자료: ICE선물거래소
원당 선물 가격이 상승한 첫 번째 이유는 인도의 설탕 수출 제한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설탕을 생산, 수출량으로는 2위인 인도는 지난달 말 설탕 수출 제한 조치를 1년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최근 무역업자 등에게 내년 5월 말까지 설탕 수출량을 600만톤(t)으로 제한한다고 통보했다. 블룸버그는 향후 1년 동안 인도의 설탕 수출 물량이 총 900만t으로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의 올해 예상 설탕 생산량은 3550만t이다.

인도는 지난 5월 내수가격 안정을 위해 설탕 수출 제한 조치를 도입했고, 이어 연장 결정을 했다. 2021∼2022 마케팅연도(매년 10월 시작)에는 설탕 수출량이 약 1120만t으로 제한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앞으로 1년 동안 인도의 수출량이 900만t으로 제한된다면 2021∼2022 마케팅연도보다 수출량이 줄어들게 된다. 앞서 인도는 설탕 외에도 여러 식량자원의 수출을 제한했다. 지난 5월에는 정부의 허가 없이 밀을 수출하는 걸 제한했고 지난 8월에는 밀가루 수출에까지 확대 적용했다. 지난 9월에는 동물 사료로 주로 쓰이는 싸라기(부스러진 쌀알) 수출을 금지하는 한편 일부 쌀 품종에는 세율 20%의 수출관세를 부과하기도 했다.

원당 선물 가격이 오르는 두 번째 이유는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의 생산량 감소 우려다. 기름값이 오르면서 브라질에서는 사탕수수로 설탕 대신 에탄올을 제조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2021~2022마케팅연도 동안 혹독한 가뭄과 서리로 사탕수수 생산량 자체도 5억2300만t으로 줄었다. 그러나 농업컨설팅회사 데이터그로는 최근 브라질의 2023~2024마케팅연도(4~3월) 동안 사탕수수 생산량이 5억4200만~5억9000만t으로 회복되고, 설탕 생산량도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