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이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으면서 최근 안정됐던 옥수수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도 세계 옥수수 생산량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15일 시카고상품거래소에 따르면 12일 미국 옥수수 12월물 가격은 전일 대비 2.31% 오른 부셸당 642.25센트를 기록했다. 지난 6월 29일(664센트) 이후 최고치다. 우크라이나 오데사항에서 옥수수 수출이 재개되면서 이달 초 600센트 밑으로 내려갔던 옥수수 가격이 600센트 중반대에 다다랐다. 이 선물 가격은 14일 오후 8시 17분(현지시간) 기준 637센트에 거래 중이다.

USDA가 옥수수 생산량 전망치를 낮추면서 가격 상승이 심화됐다. 12일 USDA는 ‘8월 세계 농업 공급·수요 보고서’를 통해 2022~2023마케팅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 옥수수 생산량 전망치를 11억7900만톤으로 예측했다. 지난달 내놨던 전망치(11억8500만톤)보다 줄었다.
14일(현지시간) 옥수수 선물 가격 추이. 자료=블룸버그
14일(현지시간) 옥수수 선물 가격 추이. 자료=블룸버그
지난달부터 계속되고 있는 유럽의 폭염과 가뭄이 옥수수 생산 전망에 악영향을 미쳤다. USDA는 “우크라이나, 러시아, 터키, 말라위 등에서 옥수수 생산량이 늘었지만 루마니아, 헝가리,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독일 등 유럽 지역에서 옥수수 생산량이 줄었다”며 “이들 유럽 지역은 폭염과 가뭄으로 작물 생산 전망이 급격히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USDA는 올해 EU의 옥수수 생산량이 전년 대비 15%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토양 수분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수확되는 옥수수들의 낱알 무게도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폭염으로 스페인, 프랑스 등의 옥수수 수확시기는 평년 대비 2~3주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옥수수 수출이 최근 재개된 우크라이나도 작황이 좋지 않다. USDA는 “올해 우크라이나의 옥수수 생산량은 전쟁 등의 이유로 작년 대비 13%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디아나, 미주리, 네브래스카, 오하이오 등 미국 북중부 지역에서도 옥수수 생산량이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