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검토 전이나 투자 막아야 한다는 게 내부 여론"

애플 제품 조립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중국 반도체 대기업 칭화유니(淸華紫光)에 대한 투자를 강행하려 하는 가운데 대만 정부가 투자 철회를 원한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국가안보 문제에 관여하는 대만 정부의 한 고위 관료는 "이번 투자가 절대 통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정부가 아직 이번 투자를 공식적으로 검토하지 않았으나, 국가안전회의(NSC)와 대(對)중국 담당 당국인 대륙위원회의 관료들은 이 투자를 막을 필요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정통한 소식통은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정부 관료들이 이 문제를 국가안보 문제 수준으로 격상해 승인 전망이 불투명해진 데다가 최근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 악화로 상황이 더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한 중국이 대만 주변에서 전방위적으로 군사훈련을 진행, 양안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폭스콘은 이번 투자와 관련한 보고서를 대만 정부에 제출했다며 정부 관료들과 계속해서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칭화유니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한 의견을 달라는 로이터의 요청에 즉답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폭스콘은 지난달 공시를 통해 칭화유니에 53억8천만위안(약 1조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폭스콘의 중국 내 자회사인 폭스콘 인더스트리얼 인터넷이 칭화유니를 소유한 '베이징 즈광신(智廣芯) 홀딩스'의 지분을 취득한 것이다.

대만 정부는 중국의 이른바 '반도체 굴기'를 경계해 최근 중국의 반도체 기술 탈취를 방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기까지 했다.

대만 정부는 반도체 첨단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에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친중 성향의 대만 거부 궈타이밍(郭台銘)이 창업한 폭스콘은 중국 본토를 중요한 사업 기반으로 삼아 성장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나온 명문 칭화대에 속했던 칭화유니는 반도체 설계·제조사로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와 더불어 중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업체다.

"대만정부, 폭스콘의 중국 반도체기업 칭화유니 투자 철회 원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