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하루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50여일 만에 500명을 다시 넘어섰다. 본토와 별도로 집계하는 마카오특별행정구는 누적 2000명이 넘으면서 봉쇄 기간을 5일 추가 연장했다. 중국에선 감염자가 한 명만 나와도 강력한 통제를 실시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에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 일본에서도 역대 최다인 11만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중국 곳곳에서 또 봉쇄 조치

17일 중국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중국 전역에서 580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했다. 지난 5월23일 639명 이후 최다 기록이다.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2달 이상 부분 또는 전면 봉쇄를 벌이면서 하루 100명대로 줄었던 중국 감염자는 최근 오미크론 하위 변이 탓에 반등하고 있다. 남서부 광시좡족자치구에서 244명, 북서부 간쑤성에서 168명 등 그동안 코로나19 피해가 적었던 지역에서 신규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

상하이에선 지난 5일부터 푸퉈구의 한 노래방을 중심으로 300여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그러자 보건당국은 밀접 2만3000여명, 간접 5만여명 등 접촉자 7만3000여명을 격리 조치했다. 간쑤성의 성도인 인구 400만명의 란저우는 지난 13일부터 전면 봉쇄에 착수했다. 허난성의 인구 32만명 철강도시 우강은 감염자 1명이 나오자 지난 12일부터 이동통제에 들어갔다.

북한 접경지역인 랴오닝성 단둥시는 지난 16일 전수검사를 실시해 1명의 감염자를 발견했다. 이에 당국은 17~19일 3차례 전수검사를 실시해 향후 통제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마카오 정부는 필수 사업장을 제외한 모든 부분의 영업 활동이 오는 22일까지 중단된다고 전날 발표했다. 마카오는 지난 11일 봉쇄에 들어갔으며 17일까지 유지할 예정이었다. 전날 신규 감염자 31명이 추가돼 누적 감염자는 2030명이 됐다.

봉쇄 기간 마카오 세수의 80%를 책임지는 카지노 영업도 중단된다. 모든 주민은 긴급한 용무나 생필품 구매가 아니면 집에 머물러야 한다. 슈퍼마켓과 병원, 약국, 통신, 대중교통 등은 운영하지만, 규정을 어기고 외출한 주민에는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인구 약 66만명인 마카오는 코로나19 팬데믹 시작 후 지난달 중순까지 2년 반 동안 누적 감염자가 80여명에 불과했으나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와 함께 한 달 새 감염이 폭증하고 있다. 당국은 지난달 18일 이후 이날까지 총 10회 전 주민 대상 강제 전수검사를 실시했다.

본토 방침에 따라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는 홍콩에서도 감염이 계속 확산하고 있다. 전날 3762명 등 홍콩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는 최근 4일 연속 3000명을 넘어섰다.

일본은 사상 최다 경신…'제7파'

일본 공영방송 NHK 집계에 따르면 전날 일본 전역에서 11만675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제6파(6번째 확산)'의 정점이었던 2월4일의 종전 최고 기록(10만4169명)을 5개월여 만에 넘어섰다.

최근 일주일(10~16일)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8만1919명으로 직전 일주일(3만9310명) 대비 두 배 급증했다. 정부에 코로나19 대책을 조언하는 '분과회'에 참여하는 다테다 가즈히로 도호대 교수는 "감염자 수가 전국에서 전주의 2배가 넘는 증가세를 보여 다음 주(17~23일)에 하루 20만 명이 넘는 감염자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날 지역별 확진자는 도쿄도(1만8919명), 오사카부(1만2351명), 가나가와현(7638명) 순으로 많았다. 교도통신은 "이달 들어 각지에서 감염자가 급속히 늘어나 '제7파'가 본격화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최근 일본의 코로나19 하루 사망자는 20~30명 수준으로 지난 2월 하루 100~300명대에 비해선 적은 편이다. 전날 기준 중증 환자도 114명으로 제6파의 정점 때 1500명을 넘었던 것에 안정적이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음식점 영업시간 제한 등의 새로운 통제 조치는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