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1918년 이후 처음으로 외화 표시 국채에 대한 채무 불이행(디폴트) 사태를 맞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날까지 외화 표시 국채 이자 약 1억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자들에게 지급하지 못했다. 지난달 27일까지 갚아야 했던 국채 이자를 30일의 유예기간이 지난 후에도 전달하지 못한 것이다.

러시아 측은 자금은 충분하지만 서방 국가들의 제재로 강제적인 디폴트에 처했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디폴트는 상징적인 것"이라며 "러시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공식 디폴트 선언은 신용평가사들이 한다. 하지만 서방 국가들의 제재 이후 이들 업체는 러시아에서 철수한 상태다. 다만 채권 증서에 따르면 미수 채권 보유자의 25%가 동의하면 디폴트가 발생한다.

이자를 지급받지 못한 투자자들이 어떤 대응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블룸버그는 "채권 서류에 따르면 지불일로부터 3년이 지나면 청구권이 무효가 된다"면서 "투자자들은 즉시 행동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국 제재가 완화되기를 바라면서 전쟁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