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가 마르케스 vs 학자 카스티요, 새 역사 도전
콜롬비아 첫 흑인 여성 부통령 탄생 눈앞…후보 모두 아프리카계
콜롬비아가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부통령 취임을 눈앞에 두게 됐다.

오는 19일(현지시간) 대선 결선에서 맞붙는 구스타보 페트로와 로돌포 에르난데스 후보는 모두 흑인 여성을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했다.

환경·인권 운동가인 프란시아 마르케스(40)와 학자인 마렐렌 카스티요(53)가 각각 페트로, 에르난데스와 함께 뛴다.

어느 쪽이 승리하든 첫 흑인 여성 부통령 타이틀을 갖게 된다.

콜롬비아 인구에서 아프리카계가 차지하는 비율은 10%가량인데, 사회 지도층 가운데 흑인 비율은 그보다 더 낮다.

현재 각료 중엔 흑인 장관이 1명뿐이며, 의원 300명 중에서도 2명에 그친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마르케스와 카스티요는 흑인 여성이라는 것 외에 공통점은 많지 않다.

두 아이의 엄마인 마르케스는 2018년엔 환경 분야 노벨상으로 불리는 '골드먼 환경상'을 받았다.

수자원 보호를 위해 싸우다 2019년 피살 위기를 겪기도 했다.

마르케스는 좌파 연합 '역사적 조약'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페트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화려한 무늬의 아프리카 의상을 즐겨 있는 마르케스는 대선 과정에서 많은 인종 차별에 시달리기도 했다.

카스티요의 경우 이번 대선 전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기업인 출신의 '아웃사이더' 후보 로돌포 에르난데스가 러닝메이트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중 카스티요가 이력서를 보내 함께 대선에 나서게 됐다.

두 부통령 후보 모두 여성 등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콜롬비아 정치 분석가 크리스티아 에체베리는 최근 AFP통신에 "콜롬비아는 인종 차별이 심한 나라이기 때문에 (흑인 여성 부통령의 등장은) 정치적으로도, 상징적·문화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